겨울 여행 하면 몇 가지가 떠오른다. 한 번 눈이 내리면 봄까지 설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국 주요 명산을 찾아가는 겨울 등산, 꼭 1월 1일 새벽은 아니더라도 겨울만의 운치를 물씬 느낄 수 있는 동해안 일출 여행, 온 가족이 오붓하게 온기를 나눌 수 있는 온천 여행 등 주간매일 독자카페에서 제시한 글 주제 그대로다. 춥지만 그 추위를 잊게 만드는 즐거움으로 가득한 것이 겨울 여행의 매력이 아닐까.
하지만 거창하게 채비를 차리고, 또 멀리 가지 않더라도 겨울 여행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적잖게 있다. 대구에 있다. 하루는 친구와 함께 오랜만에 대구 중구 약령시와 종로를 찾았다. 20대 때 고향을 떠나 잠시 작은 회사에 다니면서 종종 지나다니던 곳이다. 진골목'정소아과'제일교회'계산성당 등 그대로였다. 정소아과와 제일교회는 옛날에 보던 담벼락도 그대로고, 건물을 덮은 담쟁이덩굴도 그대로다. 반면 진골목과 계산성당은 이런저런 보수도 이뤄지고, 주변도 참 많이 변했다. 커다란 백화점이 들어섰고, 없어진 가게와 새로 생긴 가게가 뒤섞여 있어 조금 아찔했다. 그래도 이름이 남아있고, 위치도 그대로인 채 잘 정돈돼 나 같은 관광객들을 맞이할 수 있게 된 것은 참 다행이다.
설경도 없고, 겨울이라고 해서 특별한 축제나 행사를 하는 것도 아니고, 추운 날씨에 도리어 한산하다. 하지만 새해에 찾는 추억의 장소는 옛 모습 그 자체로 작은 감동을 준다. 아 참, 약령시 아래 염매시장에 가서 사 먹은 1천 원짜리 '찌짐'과 '빈대떡'이 참 맛있었다. 길가에 서서 친구와 깔깔대며 나눠 먹었다.
조귀자(경북 예천군 개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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