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근혜 인물 검증팀 실체 뭔가…이동흡·김용준 잇단 '펑크'

정부쪽 데이터 활용 않고 독자적 검증 능력만 과신

박근혜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지명된 김용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에 대한 의혹이 연일 제기되고,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천거도 박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박 당선인 측의 '인물 검증력'에 의문표가 붙고 있다.

누가 천거하고 어떻게 검증하기에 병역, 재산, 부동산 투기 등 기본적인 사항조차 여론의 질타를 받느냐는 것이다.

여의도와 인수위 주변에서는 박 당선인 측이 별도의 '인사 검증팀'을 가동하고 있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내각과 청와대 인선에 나서면서 청와대나 정보'사정기관의 지원을 받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인사에 대한 공식적인 '빅 데이터'를 전혀 활용하지 않으면서 자체 검증력을 자만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총리실 청문회 준비팀은 28일부터 김 총리 후보자 장'차남의 병적 관련 서류, 의료 기록, 장'차남 명의로 된 땅의 납세 자료 등 청문회 관련 증빙 서류 준비에 나섰다.

박 당선인이 이달 24일 김 후보자를 지명하고, 김 후보자도 "며칠 전 지명될 것을 들었다"고 했음에도 너무 늦은 '기본 갖추기'다. 그래서 당선인 주변에서부터 김 후보자가 검증의 첫 단계인 '검증 동의'를 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고위 공직자가 되려면 본인과 가족의 납세, 체납, 전과, 재산, 병원 치료 내역까지가 조회 대상이다. 하지만, 김 후보자의 재산과 납세, 아들의 병역 등은 총리 지명 다음 날부터 언론에서 '검증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박 당선인이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지난해 4'11 총선 정국을 진두지휘할 때, 공천 후보를 두고 '비밀 인사팀' 내지는 '별도의 인사검증팀'을 가동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박 당선인의 의정 활동 초반부터 지금까지 그의 곁을 지켜온 이재만 보좌관이 인사 쪽 일을 담당하고 있는데 그 위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는 말이 나왔다. '삼성동팀' 등의 이름으로 불렸다. 하지만, 실체는 확인되지 않았고 총선 이후 슬그머니 관심 대상에서 사라졌다. 그러다 박 당선인이 인수위 인선에 나서면서 '자체 인사팀'이 가동됐다는 관측이 나왔고, 박 당선인이 6인회 등 원로'자문그룹, 서강 학파 인맥 등으로부터 천거를 받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17개 부처 장관과 함께 청와대 인선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누가 세평에 오르내리는지 관측만 무성하다. 청와대, 경찰, 국세청, 금융감독기관 등에게서 나오는 이야기도 없어 이들 기관의 도움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검증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설'만 무성하다.

정치권에선 "지나치게 보안을 강조한 탓에 첫 인사부터 문제가 발생하면 박근혜 정부의 연착륙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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