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로 유명한 대구가 낳은 민족저항시인 이상화(1901~1943)의 시와 수필이 새롭게 발견됐다. 근대서지학회가 발간하는 반년간 잡지 '근대서지' 최신호(6호)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이상화 시인의 시 두 편과 수필 한 편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되는 작품은 잡지 '문예운동' 2호에 발표된 '설어운 調和(서러운 조화)'와 '머-ㄴ 企待(먼 기대)' 등 시 두 편과 수필 '心境一枚(심경일매)'다.
'문예운동'은 1926년 1월부터 그해 6월까지 통권 3호가 발간된 카프(KAPF·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의 준기관지.
'설어운 調和'와 '머-ㄴ 企待'에는 일제강점기라는 암울했던 시대와 마주해야만했던 시인의 답답한 내면이 형상화돼 있다. 염철 경북대 강의교수는 '설어운 調和'가 힘 없어서 가위에 눌릴 수밖에 없는 하늘과 땅의 서러운 처지를 두고 표현한 작품이라고 해석했다.
"일은봄 말업는 한울은(이른 봄 말없는 하늘은)/한숨을 지여보아도 나즌텬정과가티 가위만눌린다.(한숨을 지어보아도 낮은 천장과 같이 가위만 눌린다)"('설어운 調和' 중). 또 수필 '심경일매'에서도 이상화는 절망적인 현실을 극복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표현했다고 염 교수는 해석했다.
염 교수는 "새로 발굴된 이상화의 작품들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문예운동'에 참여한 동기가 이념적 차원에 있다기보다는 '생활의 문학'이라는 자신의 문학관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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