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해의 窓] 무능한 울진군? 뻔뻔한 영덕군

도시가스 공급 문제를 둘러싸고 울진군과 영덕군의 갈등이 심상치 않다. 더구나 도시가스 공급 업무와 관련해 두 지자체의 행정력과 대응 방식이 대조적이어서 시간이 흐를수록 갈등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영덕군은 이 업무에 대해 '오만한' 태도를 보이지만, 울진군은 정작 갈등 원인 제공자인 영덕군을 상대로 항의 한 번 못하고 영덕군의 양보를 기대하는 '순진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울진~영덕 구간 도시가스 주배관 건설 공사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내년 1월 영덕 전역은 도시가스가 공급되는 반면 평해읍'후포면 등 울진 남부지역의 4개 읍'면은 가스공급에서 제외돼 현재 두 지자체 간에는 팽팽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울진읍~평해읍~후포면까지 도심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도시가스 주배관 건설 공사가 진행되지만, 정작 울진 남부지역은 가스공급에서 제외된다. 울진군은 상당수 지역이 제외된 데 대해 섭섭해하고 있고, 이런 울진군의 입장에 대해 영덕군은 이웃사촌이 너무 심하다며 떨떠름한 반응이다.

울진의 이런 반응을 접한 경북도가 최근 원만한 해결을 위해 애초 영해면에 설치하려던 도시가스 공급관리소 설치 계획을 바꿔 울진 인근인 병곡면에 공급관리소를 설치, 울진 남부지역의 가스 공급도 해결하는 중재안을 양측에 제안했다. 이에 대해 울진군은 수용입장이지만 영덕군은 팔짱을 끼고 있다. 김병목 영덕군수가 경북도 담당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군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주문을 했고, "영덕군민들에겐 피해가 없다. 중재안을 받아달라"는 경북도 요청에 대해선 아직 반응이 없는 실정이다.

사실 두 지역 간 도시가스 공급 문제의 빌미와 갈등을 제공한 쪽은 영덕군과 한국도시가스공사, 도시가스를 공급'판매하는 영남에너지 등이다. 이들은 영덕 전역으로 도시가스를 공급하기 위해 2011년 도시가스 공급관리소 영해면 설치 신청서류 제출 때 울진 남부지역 4개 읍'면을 가스공급지역으로 끼워넣었다가 막상 영해면 설치가 결정되자 울진 남부지역은 가스공급지에서 제외했다. 영해 설치를 관철하기 위해 서류상으로는 울진 남부지역을 들러리로 이용하고 곧바로 '용도 폐기'해 버린 것이다. 더구나 이들은 군마다 도시가스 공급관리소를 1개씩만 설치한다는 가스공사의 애초 계획을 무력화시키고 영덕에는 강구와 영해 2곳에 공급관리소를 설치, 영덕 전역으로 가스 공급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처럼 영덕군이 울진 남부지역을 활용해 군 전역으로 가스공급 혜택 절차를 받는 동안 울진군은 작년 12월까지 1년 동안 이러한 사실조차 알지 못하는 '행정 무능'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더욱이 울진군은 영덕군과 가스공사, 영남에너지 등이 울진 남부지역을 끼워넣었다가 뺀 사실을 작년 12월에 문서로 확인했으면서도 이들의 사과를 요구하기는커녕 지금까지도 경북도 중재안에 대한 영덕군의 수용만을 무작정 기다리고 있다.

울진'강병서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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