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가 돌연 사임했다. 외교부장관 물망에 올랐던 최대석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외교통일국방분과 위원의 사퇴를 시작으로 벌써 아홉 번째 '인사 사고'다. 한두 번이라면 정부 조직이 완전히 정비되지 않은 정부 출범 초기의 어수선함 때문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비슷한 사고가 아홉 번이나 일어났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새 정부 인사 검증 시스템에 단단히 문제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사퇴를 불러온 공직자 주식 백지 신탁 제도는 지난 2005년에 도입됐다. 인사 검증팀이 마땅히 챙겨봤어야 할 기본적인 항목이다. 그것을 놓쳤다는 것은 기본이 안 돼 있다는 얘기나 같다. 황 내정자는 15일 자신의 내정 사실을 언론을 통해 알게 된 뒤에야 청와대로부터 백지 신탁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그가 중소기업청장 물망에 오른 지가 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검증 시스템은 기능 부전이었다는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런 식의 '오발탄' 인사는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 대한 국민의 피로감을 불러오고 나아가서는 새 정부에 대한 민심 이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보통 문제가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국민은 박 대통령이 임명한 일부 장관들의 도덕성에 실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 대통령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보완해야 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일각에서 공직자 주식 백지 신탁 제도의 손질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안 될 말이다. 이 제도는 정책 기능으로 사적 이득을 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기업 오너의 현장 경험의 공적 활용은 좋은 정책 수립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사기업의 오너에게 공직을 맡길 수는 없는 일이다. 공직이 제공하는 정보 선점기회가 모든 국민, 모든 기업에 공평무사한 정책 수립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