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 경찰이 대열운행? 무슨 염치로 단속하나

26일 오전 대구시 달성군 하빈면 경부고속도로 상행선에서 발생한 5중 추돌사고(본지 26일 자 5면 보도)는 경찰버스가 기본적인 교통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은 게 원인으로 나타나 경찰의 교통안전 불감증이 심각하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사고를 낸 경찰버스는 최소 2가지 이상의 교통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았다. 고속도로에서 가장 중요한 차 간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았고, 한국도로공사 등이 캠페인까지 벌이며 금지를 유도하고 있는 대열운행을 한 것. 대열운행은 다수의 차량이 한 차로로 줄지어 운행하는 행위로, 다른 차량이 끼어들지 못하도록 앞차와 바짝 붙어 운행해 고속도로에서의 연쇄 대형 추돌사고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날 사고는 고속도로 1차로에서 발생한 다중 추돌사고임에도 승용차 운전자를 포함해 9명만 경상을 입어 불행 중 다행인 아찔한 사고였다.

이날 경주경찰서 방범순찰대 소속 경찰버스 3대는 27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치러질 경찰청의 기동부대 지휘검열(집회'시위 진압훈련)에 대비한 훈련을 위해 대원 60여 명을 태우고 선도 지휘차량을 따라 1차로로 나란히 운행 중이었다.

이런 와중에 지휘차량과 1번 경찰버스 사이로 포르테 승용차가 끼어들었고, 곧이어 전방 정체로 지휘차량과 승용차가 급서행하자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은 1번 경찰버스가 미처 속도를 줄이지 못해 승용차를 1차로 추돌했다. 뒤이어 2번 경찰버스도 안전거리 확보 없이 뒤따르다 1번 경찰버스 뒷부분을 추돌한 후 2차로로 진행 중이던 화물차량 적재함을 다시 들이받았다. 3번 경찰버스는 전방에서 세 번의 추돌사고가 발생하는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번 경찰버스 뒷부분을 들이받고서야 멈췄다.

한국도로공사와 경찰은 일반 운전자에게는 대열운행을 금지할 것을 권하는 캠페인을 벌이는가 하면, 경찰은 대열운행을 하는 차량에 대해 안전거리 미확보란 단속의 칼날을 어김없이 들이댄다. 하지만 경찰 자신들은 이동의 편의성을 내세워 대열운행을 일삼고 있다. 경찰 차량이 범인 검거나 긴급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도심에서 차로 위반이나 불법 유턴 등을 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스스로도 교통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는 경찰이 무슨 명분으로 일반 운전자들을 지도단속할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칠곡'이영욱기자 hell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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