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행복을 키우는 상담뜨락] 자기 안의 심리재료로 세상을 본다

우리에게 소중한 것 중 하나는 아마도 '그 누군가로부터 사랑받는 존재임을 느끼는 순간'이리라. 그 기쁨의 순간들이 모이면 '자기를 사랑할 줄 아는 나'라는 '생각의 군집' 이 이루어질 것이고 그것은 또 우리에게 얼마나 큰 평안과 의미 깊은 삶의 축복이 되어줄까.

오늘 같은 코발트블루톤 하늘에 몽실몽실 피어오른 벚꽃 그늘이 드리워지면 "아, 바깥 세상이 너무 싫어요! 저 벚꽃 좀 보세요. 쟤들도 하늘빛이 부담스러워 꽃잎을 찌푸리고 있잖아요!"라고 외치면서 상담 중에 자기 심리내부를 투사(projection)하던 청소년의 목소리가 여운을 남긴다.

세상이 두렵고 사람이 무서워 사회를 등지고 방 속으로만 은둔하며 고통을 절규하던 아이. 그 아이의 벚꽃을 향한 외침은 기발하다 못해 독창적이기까지 했다. '자기 안에 있는 심리적 재료로 세상을 본다' 했던가.

부모로부터 냉담하고 공포스러운 환경만 제공받아 마음을 닫아버린 아이. 그 후, 이 세상에서 자기만큼 수치스럽고 고통스러운 비밀을 가진 아이는 없을 것이라 믿었단다. 그것은 저 깊은 정신세계의 저장고인 '무의식' 상자에 담겨 판도라 상자의 비밀처럼 타인에게 꼭꼭 숨겨야 하는 '고통'이 되었단다. 이른바, 은둔형 외톨이로서 참담한 외로운 길을 걷게 되었다.

2003년 국내 청소년위원회의 연구결과, 은둔형 외톨이 학생은 연구대상 표집자(1천461명) 중 2.3%에 해당되어 그 심각성을 예측한 바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커뮤니케이션의 장애를 겪고 있는 사회적 약자일 뿐 우리가 함께 새 삶을 돕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이들의 치료 1단계는 방에서 사회로 초대를 하는 것, 2단계는 사회 적응을 조력하는 것, 3단계는 Q.O.L.P 프로그램 즉, 입시보다는 개인 특성을 살리는 것으로 부적응자에게 삶의 수단인 디자인, 푸드 공예 등을 가르치는 적극적, 현실적 치료방안이 필요하리라.

그 아이가 몇 년째 은둔해 있던 그 방에서 처음으로 바깥 세계로 이끌어내던 첫 상담이 시작된 지 두 계절 후, 필자의 '상담뜨락' 에서는 잔잔한 찬송가 소리의 작은 축하연이 열렸었다. 아이의 경감된 증상은 우리 상담자들이 열어주는 축하연에 드디어 벚꽃보다도 한층 더 화려한 미소로 피워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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