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외버스를 이용해 안동을 찾은 미국인 케이트 케리(24) 씨는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오 마이 갓'을 연발했다. 배낭여행으로 서울과 경주 등을 둘러본 뒤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하려 했지만 도무지 길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관광안내소는커녕 안내판조차 찾지 못했던 케이트씨는 인파로 북적이는 시외버스터미널 주변을 1시간이나 헤매야 했다. 한국어가 서툰 터라 의사소통이 되는 한국인을 찾기도 힘들었다. 이리저리 서성이던 그는 한 상인의 도움으로 겨우 하회마을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케이트 씨는 "하회마을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인데도 외국인이 찾아가기는 정말 어려운 곳"이라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도 찾아가기 힘들 정도여서 다른 안동의 관광지는 찾아갈 엄두도 못 내겠다"고 푸념했다.
관광객 1천만 명 시대를 준비한다는 안동의 관광 인프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이 관광 안내를 받을 수 있는 장소라곤 안동역 광장에 설치된 '경북도 종합관광안내소'가 유일한데다 제대로 된 안내 표지판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안동의 최대 관문인 안동시외버스터미널에는 안내원은커녕 외국어로 표시된 안내판도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안동시외버스터미널에는 하루 평균 70여 명, 주말에는 200여 명이 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하지만 안동 지역의 외국인 관광 대부분이 관광버스 등을 활용한 패키지여행 중심이라 배낭여행족 등 소규모 관광객들을 배려한 관광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영어와 일어 통역사들이 배치된 곳도 하회마을과 도산서원 외에는 없다. 하회마을에는 일본어 및 중국어 통역사 각 2명과 영어 통역사 1명 등 5명이 배치돼 있고, 도산서원에는 영어 통역사 1명이 활동하고 있다. 안동시는 2006년부터 (재)안동축제관광조직위원회에 관광통역사 업무를 위탁 운영하고 있지만 임금 수준이 낮아 통역사 확보가 어렵고, 기존 통역사들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해 안동을 찾은 관광객 555만4천여 명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은 16만4천여 명으로 해마다 수천여 명씩 증가하는 추세다.
이와 관련 안동시 관계자는 "안동시외버스터미널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고 있어 시내버스 환승 승강장 부근에 관광안내소를 설치하고 해설사와 통역사를 배치하기 위해 예산을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
안동'권오석기자 stone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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