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생리가 다시 돌아온 줄 알고 친구들에게 점심 샀는 걸…."
폐경이 된 지 3년 정도 지난 김모(58) 씨는 3개월 전부터 질 출혈이 나타나 생리가 다시 시작되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출혈량이 점점 늘어나 산부인과를 찾게 되었다. 검사 결과 자궁내막암 진단을 받았고, 수술 날짜를 기다리고 있다.
폐경 이후 여성이 다시 생리를 시작하는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종종 폐경 후 질 출혈 증상으로 건강 이상을 고민하는 여성들이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폐경 후 출혈의 원인은 다양하다. 대부분 자궁 경부나 내막에 폴립이 생긴 경우, 위축성(노인성) 질염 및 자궁내막염, 자궁근종으로 인한 출혈 등이 원인으로 작용한다. 간혹 폐경 후 호르몬 치료를 받아도 생리처럼 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원인으로 인해 출혈이 나타났다고 진단을 받으면, 출혈 양상은 일시적이고 그 양도 적다. 따라서 어느 정도 시간을 보내거나 간단한 치료와 약 복용 등을 통해 충분히 회복 가능하다. 그러나 5~10%에서 자궁내막 증식증,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등의 가능성이 존재하므로 반드시 산부인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자궁내막암이란?
자궁내막암은 서구 선진국에서는 부인암 중 발생률 1위를 기록할 만큼 매우 흔한 질환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 자궁경부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생률이 낮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서구식 식생활 변화와 수명 연장 등으로 자궁내막암이 급증하는 추세다. 자궁내막은 자궁 안쪽에 있으며 임신 때 태아가 자라는 부위이며 여기서 발생하는 암을 자궁내막암이라고 부른다.
자궁내막암이 발병하는 연령대는 50, 60대이다. 자궁내막암이 발병하는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성 호르몬 중 하나인 에스트로겐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험인자로 ▷비만 ▷당뇨병 ▷초경 연령이 빠를 때 ▷폐경 연령이 늦을 때(만 56세 이후) ▷임신'분만 경험이 없을 때 ▷장기간 많은 에스트로겐 호르몬제를 단독으로 복용할 때 ▷유방암'난소암'자궁내막암'대장암 가족력 등이 꼽힌다.
◆폐경 후 질 출혈 때 필요한 검사
자궁내막암은 질 출혈이라는 분명한 증상이 있어 조기 진단이 쉬운 편이다. 질식초음파검사에서 자궁내막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진 소견이 보이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폐경된 후 정상적인 자궁내막 두께는 5㎜ 정도다. 만약 질 출혈이 있으면서 질식초음파에서 내막 두께가 5㎜ 이상일 때는 자궁내막 조직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조직검사를 통해 자궁내막암으로 진단받으면 MRI(자기공명영상)를 포함한 영상진단을 통해 암 진행 정도를 확인한 후 수술을 받는다.
건강보험공단 등에서 통상적으로 실시하는 자궁경부암 검진으로는 자궁내막암을 진단할 수 없다. 자궁내막암은 보험공단 검진이 시행되지 않는 질환이므로 비정상적인 출혈이 있다면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폐경 후 호르몬 대체요법을 시행할 계획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한 호르몬 요법을 선택해야 한다.
자궁내막암 예방에는 주 3, 4회 1시간 정도의 운동과 신선한 과일이나 곡물, 야채의 섭취 등이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1년에 한 번 정기검진을 받는 것도 건강한 노후를 준비하는 좋은 방법이다.
도움말'신소진 계명대 동산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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