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농축산자금 상환 걱정 마세요" 해결사 나선 영덕군

사료값 인상 등 농가 위기 여전

김병목(오른쪽 세 번째 정면) 영덕군수가 지난 2월 4일 농협군지부에서 농협지부장 지역조합장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영덕군 제공
김병목(오른쪽 세 번째 정면) 영덕군수가 지난 2월 4일 농협군지부에서 농협지부장 지역조합장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영덕군 제공

영덕군이 산지 가격 하락과 사료 가격 인상 등으로 위기에 처한 농가를 돕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 마련에 나섰다. 2011년 구제역 파동과 지난해 2월 발효한 한'미 FTA 등이 겹치면서 축산물 가격이 하락하는 데 비해 사료값은 해마다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영덕군은 지난해 지원한 농축산특별자금의 상환 기간을 연장하고 대출 금리를 낮췄다. 영덕군은 지난해 기초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특별지원자금 100억원을 조성해 지원한 바 있다.

◆축산물 가격 내리고, 사료값은 폭등

영덕 지역의 산지 축산물 가격은 한우 600㎏ 어른소 기준으로 2010년 600만원 선에서 올 들어 400만원 초반에 형성되고 있다. 돼지의 경우 22만원대로 떨어져 최근 5년 중에서 가장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형편이다. 축산 농가들은 돼지 한 마리를 키울 때마다 13만원씩 적자를 본다며 아우성이다. 영덕군 강구면의 한 축산농은 "예전에는 일반 음식물 잔반을 먹였기 때문에 사료값이 거의 들지 않았지만 잔반에 이물질이 많고 염분이 높아 고기 질이 떨어졌다"며 "이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사료를 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한미 FTA 여파는 한우산업에서 가장 먼저 가시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FTA 농업인 등 지원위원회는 한우와 한우 송아지를 한'미 FTA에 의한 첫 피해보전직접지불금 지원대상 품목에 선정하기도 했다.

◆농민 줄도산하기 전에 선조치

지난해 2월 영덕군은 농협 영덕군지부와 축협 등으로부터 100억원을 출연해 FTA대비특별자금을 마련했다. 지원자금은 위기에 빠진 농가 290곳에 87억2천만원이 지원됐다. 1년 거치 2년 상환으로 대출이자는 연 6%였지만 이자 5%도 영덕군이 부담해 실제 농민들의 이자 부담은 1%로 저렴했다.

그러나 특별자금이 지원된 지 1년이 지나도 농민들의 위기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월과 3월 영덕군과 영덕군의회, 각 농'축산농가들은 대책 마련을 위해 릴레이 회의와 간담회를 가졌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지원된 FTA 농축산분야 특별자금에 대한 상환기한 연장요청이 쏟아졌다.

김병목 영덕군수는 농협중앙회 경북본부장 등 농협 관계자들을 잇따라 만나 농가의 현실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그 결과, 2년 거치 3년 상환으로 융자조건을 변경하고 대출금리도 5.3%로 내리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농민들은 원금상환 압박을 다소 줄일 수 있게 됐고, 영덕군은 이자 인하(0.7%p)에 따른 이자 보전액 1억1천만원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김 군수는 "기한 연장 및 금리 인하 결정에 동참해 준 지역금융기관에 감사한다"며 "어려운 시기를 혼자서 버티기는 힘들지만 마주 잡은 손이 있다면 버텨나갈 수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상생의 길을 찾아나가겠다"고 말했다. 영덕군과 농협군지부, 영덕'울진축협은 특별자금의 연장협약을 거쳐 6월까지 연장대출을 실시할 예정이다.

영덕'김대호기자 dh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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