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선출된 여야 원내사령탑이 19일 오전 11시 국회 의원 동산 내 한옥 건물인 '사랑재'에서 마주 앉았다. 최경환 새누리당'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의 이날 회동은 이달 15일 국회에서 선출된 지 나흘만이다.
두 사람은 덕담을 건네며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지만 경제 민주화와 정치 개혁, 노동'복지 현안에 대해서는 입장 차를 보여 6월 임시국회의 난항을 예고했다.
최 원내대표는 전 원내대표에 대해 "국정과 당내 여러 직책을 두루 경험한 합리적인 분"이라고 평했고, 전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해온 최 원내대표에 대해 "원칙과 소신에 강한 점이 있으면서도 합리성을 갖고 있는 분"이라고 화답했다. 첫 회동부터 물러설 수 없다는 듯 상대방을 '실세'라고 칭하며 만만찮은 기 싸움을 벌였다.
그러면서도 언론이 '강 대 강'(强對强)으로 지칭한 것을 두고 최 원내대표는 "저도 알고 보면 굉장히 부드러운 남자"라고 했고, 전 원내대표는 "'강 대 강'으로 너무 뜨거워질까 봐 살짝 비를 뿌려 식혀주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진행된 비공개 대화에서 최 원내대표는 '상생'을, 전 원내대표는 '생산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한 당직자는 2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최 원내대표는 이날 창조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활동이 많아야 하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 법안 등에 대한 야당의 전면적인 협조를 요청했다"며 "전 원내대표는 가계 부채와 가습기 살균제, 가맹점 피해 등에 대한 3대 청문회와 진주의료원 국정조사, 국정원 댓글 사건 국정조사 실시를 주장하는 동시에 경제 민주화 법안 등을 집중 거론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회동 이후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최 원내대표는 "야당의 발목 잡기는 안 되지만 손목은 언제든 내줄 수 있다"면서 "내가 (경제 민주화)속도조절론자라고 하는데 사실과 다르다. 대선 공약으로 나온 것은 그래도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전 원내대표는 "야구에서 밀어내기 상태를 오래 방치하면 대량실점으로 이어진다"며 "진단과 처방이 나왔고 더구나 정치적으로 합의돼 있다면 자연스럽게 처리해주는 게 옳다"면서 속도감 있는 입법활동을 촉구했다.
여야 경색관계에 대한 우려에 대해 최 원내대표는 "상임위가 충분히 논의하고 여야 지도부가 논의해 문제를 풀어나가면 큰 어려움 없이 순리적으로 해나갈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고, 전 원내대표는 "최 원내대표는 여당의 실세인 만큼 특별한 외부 가이드라인 없이 본인이 소신과 합리성을 갖고 야당을 상대하고 국회를 운영하면 문제 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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