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넘치는데 또…" 칠곡군 노인요양원 딜레마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벌써 19곳 과잉 수급 상태…기산면에 신규 설치 움직임

칠곡군에 노인요양시설(요양원)이 과잉 공급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 사회복지법인이 대형 요양시설을 건립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노인요양시설 숫자에 비해 입소율이 낮아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도 신규 시설이 들어올 경우 지자체가 수십억원의 운영비 지원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칠곡군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군 내 노인요양시설은 19곳, 정원 598명으로 요양시설 충족률 178.3%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군내 노인요양시설 이용대상자 수인 333명보다 78.3%가 초과 공급됐다는 의미다. 반면 정원 대비 입소인원 비율인 시설 입소율은 75.6%에 그치고 있다. 칠곡군 내 노인요양시설 이용대상 333명 중 요양시설에서 지내는 이는 234명이고, 타지역에서 온 218명이 입소해 있다.

칠곡군의 노인요양시설 수급 불균형은 경북도내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경북도내 노인요양시설의 평균 충족률인 97.6%, 입소율은 81.1%를 기록하고 있다. 칠곡군의 충족률은 평균에 비해 80.7%p가 높은 반면, 입소율은 5.5%p가 낮은 셈이다.

이런 상황에 성주군에 있는 한 사회복지법인이 칠곡군 기산면에 정원규모 각각 100명과 70명의 요양원과 양로원을 신규로 설치하겠다고 나서 칠곡군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 사회복지법인은 자부담 1억4천500만원에 군비 14억6천만원과 국'도비 등 총 41억7천여만원의 예산을 지원해 달라는 보조사업 신청서를 칠곡군에 접수했다. 해당 사회복지법인은 성주군에서 5개의 노인 및 복지관련 시설을 운영 중이며 지난해 성주군으로부터 운영비 등 8억8천900만원을 지원받았다. 성주군은 총 지원액의 절반이 넘는 4억4천500만원을 군비로 지원했다.

칠곡군은 해당 사회복지법인이 신청한 노인요양시설이 설치되면 운영비 및 보호비 등으로 연간 18억여원을 추가지원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올해 칠곡군 노인요양시설 지원 예산의 절반이 넘는 54%에 이른다.

사정이 이렇지만 사회복지시설 설치를 막을 뾰족한 묘안은 없는 상태다. 사회복지사업법상 누구든지 정당한 이유 없이 사회복지시설(보육'노인'장애인'부랑자시설)의 설치를 방해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해당 지자체는 복지 보조사업으로 운영비의 일부를 지원하도록 돼 있다. 칠곡군 관계자는 "칠곡군의 노인복지시설 공급초과 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따라서 이런 시설은 설치가 아니라 규제가 시급한데 법과 현실이 달라 일을 하는데 애로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성주군에 있는 한 사회복지법인 관계자는 "노인요양 입소 등급을 넓히는 것이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인 만큼, 향후 요양시설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2, 3년 후 관련 인프라 부족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신규 설치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종춘 경북과학대 교수(사회복지학)는 "특정지역의 사회복지시설 인프라의 집중화는 해당 자치단체의 재정악화와 관련시설의 경영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며 "효율적 관리를 위한 관련법 정비와 설치지역 안배 등 사회복지시설 확충사업의 수위조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칠곡'이영욱기자 hello@msnet.co.kr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19일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은 55%로 직전 조사 대비 1% 하락했으며, 부정 평가는 36%로 2% 증가했다. 긍정적...
금과 은 관련 상장지수상품(ETP) 수익률이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실물시장 공급 부족으로 급등하며, 국내 'KODEX 은선물 ET...
방송인 박나래와 관련된 '주사이모' 불법 의료행위 논란이 확산되며, 유튜버 입짧은햇님이 직접 시인하고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입짧은햇님은 '주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