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승·엽 홈런∼ …'3방만 더'

롯데전서 역전 스리런, 부진 씻은 결정적 한 방…양준혁 최다 기록에 -2

2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삼성 이승엽이 3회말 시즌 4호이자 자신의 개인통산 349호 홈런을 터뜨린 뒤 동료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2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삼성 이승엽이 3회말 시즌 4호이자 자신의 개인통산 349호 홈런을 터뜨린 뒤 동료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이 22일 만에 짜릿한 손맛을 보며 개인통산 최다홈런 기록 경신 초읽기에 들어갔다.

최근 이승엽은 "홈런"을 외치는 팬들의 기대를 채워주지 못했다. 가끔 안타는 때렸으나 타구를 멀리 보내는 힘은 한참이나 떨어졌다.

5월 11일 포항구장에서 KIA를 상대로 홈런을 때려낸 후 홈런 행진은 멈췄고 타율은 0.249에 머물렀다. 홈런 가동 속도도 느려 4월에 2개, 5월에는 고작 1개를 쏘아 올리는 데 그쳤다. 3번에 배치된 타선이 다소 버거워 보였고, 타순 조정 필요성도 제기됐다.

그러나 이승엽은 꼭 필요한 순간이면 기대를 채워주는 타자였다. 2002년 한국시리즈 6차전서 9회 극적인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어 마해영의 역전 우승 홈런에 다리를 놨다. 그 한 방이 터지기 전까지 이승엽은 한국시리즈서 20타수 2안타였다.

2003년 한 시즌 최다 홈런도 마지막 경기서 터뜨리며 극적 효과를 더했고, 국제경기서도 내내 헤매다 결정적인 순간이면 한 방을 터뜨리며 국민을 환호케 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마쓰자카를 울린 2루타,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에서 일본을 상대로 터뜨린 역전 결승 홈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일본)에서 날린 통렬한 홈런 등은 이승엽의 존재가치를 더한 장면이었다. 그때 역시 7경기서 22타수 3안타 빈타에 허덕여 이승엽을 중심타순에서 빼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2일 역시 이승엽은 팀이 침체로 빠져들려는 찰나, 그리고 자신을 향한 의심의 눈총이 모일 때 영양가 만점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자신의 존재가치를 알렸다.

이승엽은 이날 삼성이 롯데 신본기에 데뷔 첫 홈런을 맞아 0대2로 끌려가던 3회말 주자 2명을 둔 채 타석에 들어서 롯데 선발투수 김수완의 초구 123㎞ 포크볼을 받아쳐 우측 펜스를 넘기는 역전홈런을 터뜨렸다. 올 시즌 4호로, 양준혁 SBS 해설위원이 보유한 한국프로야구 개인 통산 최다홈런(351개)에 2개 차로 따라붙는 값진 한 방이었다. 이승엽은 홈런 3개만 더 치면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한다.

이승엽의 홈런으로 역전에 성공한 삼성은 동점이 된 8회 최형우의 우측 펜스를 넘어가는 홈런으로 다시 승기를 가져왔고 계속된 공격에서 진갑용이 적시타를 쳐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승엽은 "최근 선취점이 중요한 경기서 범타로 물러난 경우가 많아 속상했다. 그러나 한 방으로 돌파구를 마련한 것 같아 다행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록 달성에 신경 쓰기보다 타격감을 정상궤도에 올리고, 팀의 3번 타자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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