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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맛에 단골] 엘프 웨딩 '옛날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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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감자 효소 저온숙성 갈비 입에 착착 붙는 그맛

가족 외식으로 가장 부담 없는 장소는 돼지고깃집이다.

기본적으로 육류 구이에 대한 선호도가 있는데다 찌개나 국수'냉면 등 식사까지 든든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숯불에 구워 화끈한 불맛까지 더한 '돼지갈비'. 담백하면서 부드러운 고기 본연의 맛과 참숯의 향이 은은히 밴 돼지갈비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대표 음식이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화로에 고기를 구워 먹으며 도란도란 대화 나누는 재미도 있다.

대구 북구 산격동 종합유통단지 전기재료'조명관 뒤편에 있는 참숯 화로 전문점 '옛날화로'는 돼지갈비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고깃집이다.

돼지 왕갈비를 주문하자 양념 간이 잘된 갈비를 가져온다. 강영애 사장은 "국내산 돼지갈비로, 돼지감자 효소에 저온으로 숙성시킨 갈비"라고 말한다.

이곳의 매력은 참숯과 화로, 구리석쇠에 있다. 일반 고깃집처럼 가스불에 고기를 굽는 방식이 아니라 옛날 화롯불에 고기를 구워 먹듯 화로 속에 담긴 참숯에 구리석쇠를 얹어 구워 먹는다. 벌겋게 달군 참숯을 가득 넣은 화로에 구리석쇠를 얹는다. 돼지감자 효소와 양념에 잰 돼지갈비를 흥건하게 그대로 석쇠에 올렸다.

참숯은 오랫동안 화력이 약해지지 않는다. 열 전달력이 좋아 고기가 빨리 익는다. 그리고 숯의 복사열에 의해 겉과 속이 골고루 익는다. 익는 동안 고기가 마르지 않고 육즙이 그대로 살아 있다. 열전도율이 높은 구리석쇠도 고기맛에 한몫을 한다. 잘 눌어붙지도 않고 열전도율이 좋아 위생적이다.

자작거리며 고소하게 익는 소리까지 즐겁다. 간이 잘된 돼지갈비가 익을 때 고기표면에는 반지르르한 육즙이 뽀글뽀글 올라온다.

주의할 것은 참숯의 화력이 생각 이상으로 세다는 점이다. 일반 불판과 달리 구리석쇠와 참숯의 궁합은 고기의 겉과 속이 동시에 익는다. 돼지고기도 육즙이 관건이다. 평소 버릇대로 바싹 익혔다가는 고기가 질겨진다. 고기 윗면 색깔이 살짝 변한다 싶을 때 뒤집는 것이 최상의 포인트다.

강 사장은 "참숯에 기름이 떨어지면 불맛이 달아나버립니다. 이 때문에 숯불에 올린 고기 윗부분에 핏기가 돌며 물기가 오르기 시작하는 때를 잘 맞춰 뒤집어줘야 합니다. 너무 오래 둬서 기름이 떨어지면 석쇠에 그을음이 생기고 숯이 타면서 내는 안 좋은 향이 올라와 고기 맛도 나빠집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고기가 잘 타지 않는다. 양념한 고기는 잘 타서 먹기 힘든 경우가 많은데, 이곳 갈비는 잘 타지 않는다. 강 사장에게 이유를 묻자 '화덕의 비밀(?)'이라며 빙그레 웃는다.

갈비를 큼지막하게 잘라 입에 넣었다. 입안 가득 풍성한 숯불향이 퍼진다. 참숯의 향도 적당히 배어 있고, 기름기까지 쏙 빠져 돼지고기 특유의 느끼함이 전혀 없다. 부드러운 듯 쫄깃한 육질에 달콤함까지 스며들어 있다. 마늘을 올려 다시 한 번 쌈을 싸먹는다. 고소하고 달큰한 양념이 입맛을 자극한다. 전반적으로 육질이 부드럽고 두께가 적당해 술술 잘 넘어간다. 그러면서도 깊은맛이 있다.

엘프 웨딩 손근수(44) 사장은 "고기가 너무 달지도 않고 짜지도 않으면서 혀에 짝짝 달라붙는다. 맛이 센 기존 돼지갈비와는 사뭇 다르다"며 "두께가 적당해 육즙이 살아있어 더 맛이 있다"고 했다.

김혜민(28'여) 씨는 "육즙이 배어 있어 식감이 좋다. 감칠맛이 난다. 살코기와 비계가 적당해 더 맛있다. 칼집을 내 양념이 속까지 잘 배어 있어 술술 넘어간다"며 "조금 양을 늘려 먹어도 속이 편안하다. 돼지갈비를 먹으면 너무 강한 단맛에 금방 싫증을 느끼는데 이곳 갈비는 많이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고 했다.

이성경(28'여) 씨는 "양념을 한 갈비인데도 양념맛이 아닌 담백함이 우선으로 느껴진다. 또 고기에 은은한 참숯의 향이 배어 특유의 잡내가 덜 느껴진다"고 했다.

갈비를 먹은 후 섭섭하다 싶으면 된장찌개나 냉면으로 마무리하면 된다. 점심특선으로 잘 숙성된 묵은지로 만든 시원하고 칼칼한 김치찜(6천원)과 김치찌개(6천원), 왕냉면(6천원)도 인기다.

강 사장은 "우리 집의 음식 맛은 거창한 '비결'이랄 게 없어요. 조미료를 거의 안 쓰는 등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게 바로 조리 방법"이라고 말했다. 효소숙성 왕갈비 8천원, 생삼겹살 8천원, 생목살 8천원, 항정살 8천원.

▷규모: 좌식 120여 석

▷주차장: 인근 공용주차장

▷영업시간: 오전 11시~자정(설'추석 이틀 휴무)

▷ 예약문의: 053)383-0170

◆'이맛에 단골!' 코너는 독자 여러분의 참여로 이뤄집니다. 친목단체, 동창회, 직장, 가족 등 어떤 모임도 좋습니다. 단골집을 추천해주시면 취재진이 소정의 절차를 거쳐 지면에 소개해 드립니다.

▷문의 매일신문사 특집부 053)251-1582~4, 이메일 inf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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