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 내기가 없다면 골프 인구도 지금보다 상당수 줄어들 것이다. 그만큼 내기는 골프를 더욱 골프답게 만들어주는 감초 같은 존재다. 어떤 이는 "내기를 하지 않는다면 골프가 무슨 재미가 있느냐?"고 할 정도다. 천원짜리라도 내기에 이기면 하늘을 얻은 것 같고 천원이라도 잃는 날이면 영 개운치가 않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골프도 게임인 이상 이기는 노하우는 분명히 있다. 알아두면 살이 되고 피가 되는 내기 골프에서 이기는 법을 집대성해봤다. 상황별로 적용할 수 있도록 인터넷에서부터 책과 구전까지 정리했다.
◆준비 단계
▷홈그라운드에서 싸워라.
홈경기 성적이 더 좋은 것은 경기 종목에 상관없이 불문율이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골프장을 결정할 수 있다면 무조건 많이 가본 곳을 택하라. 많이 가본 코스, 성적이 유독 잘 나오는 코스를 선택하는 것은 순리다. 초행길의 골프장이라면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눈과 머리에 골프장을 친숙하게 만드는 것도 권장할 만한 준비다.
▷과식은 금물, 과음은 사절, 공복도 안 된다.
라운드 전날 포식은 안 된다. 위에 부담을 느끼면 스윙이 제대로 될 리 없다. 골프장에도 화장실은 있지만 적어도 4, 5개 홀은 지나야 만날 수 있다. 과음이라도 하는 날에는 아예 라운드에 나서지 않는 게 좋다. 그렇다고 공복도 안 된다. 아무리 급해도 바나나 한 개라고 챙겨 먹어라.
▷우산과 비옷, 바람막이도 준비하라.
유비무환이라고 했다. 일기예보를 확인하는 버릇은 무조건 좋다. 악천후에 대비해 우산과 비옷, 바람막이 정도는 항상 가지고 다녀야 한다. 특히 여름에는 악천후를 만날 가능성이 더 크다.
◆골프장까지 가는 길
▷지각은 패배의 지름길.
30분 전 도착은 매너상으로도 꼭 필요한 에티켓이다. 그러나 내기를 한다면 그보다 더 빨리 와서 몸과 마음을 차분하게 만드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
▷라운드 후 약속도 금물.
라운드 후 중요한 약속을 하는 것 역시 골프를 망치는 일이다. 가급적 피해야 한다. 신경 써야 할 곳이 골프 말고 하나 더 는다면 그 게임의 결과는 알 만하다.
▷운전을 안 할 수 있으면 하지 마라.
운전자 멀리건을 준다고 할 정도로 운전은 힘든 노동이다. 골프장이 멀다면 운전은 더욱 피곤한 일이다. 하지 않을 수 있다면 안 하는 것이 낫다. 가는 동안 잠깐 눈을 붙이는 것도 좋다.
◆골프장 도착 후 티오프 전
▷연습 그린은 폼으로 있는 게 아니다.
다른 클럽은 연습을 할 곳이 마땅치 않다. 빈 스윙을 해볼 수밖에 없지만 퍼터만큼은 실제로 연습을 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해보는 것이 유리하다. 퍼팅 연습은 거리감과 그린의 스피드를 익히는 데 도움이 된다.
▷워밍업 무시하다가 큰코다친다.
새벽 골프의 경우 특히 필요하다. 새벽 공이나 아침 공을 치면서 워밍업을 하지 않는 것은 '내 돈은 모두 당신들 것이요'라고 선언하면서 지갑을 여는 것과 다름이 없다. 부상 가능성도 낮춰준다.
▷무조건 캐디를 우군으로 만들라.
캐디에게 건네는 첫 말을 칭찬으로 시작하라. 가는 말이 고운데 오는 말이 거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날 만나는 캐디를 어떤 캐디로 만드느냐는 그날 나 자신이 하기에 달렸다는 점을 명심하라.
▷볼은 새것이 좋다.
로스트 볼을 쓰는 것은 곤란하다. 물론 '통닭 한 마리'가 멀리 날아갈 수는 있다. 그러나 내기에 통닭 한 마리가 대순가? 새 볼이 최소한 몇 m라도 더 날아가지 않을까?
◆라운드 중
▷위로도 적절하게 하면 상대방의 약을 올릴 수 있다.
상대방의 아까운 플레이가 나왔을 때 위로하는 척하면서 건네는 말 한마디가 상대방에게는 비수가 될 수도 있다. 정말 그(녀)를 생각한다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칭찬이라고 다 좋은 게 아니다.
일방적인 칭찬도 상대방에게는 부담이다. '티샷은 천하일품'이라거나 '퍼팅은 최고'라는 찬사도 듣는 이에게는 마음의 짐이 될 수 있다. 칭찬을 들은 만큼 마음의 부담은 늘기 마련이다.
▷상대방을 향한 거침없는 멘트는 보약.
굿샷이라거나 버디찬스라는 등의 구호성 멘트는 상대방의 어깨를 으쓱하게 하기도 하지만 경직되게 만들기도 한다.
▷공격적 플레이는 금물.
기적은 없다. 평소 잘 맞지 않던 클럽이 심적 부담이 훨씬 더 큰 내기의 현장에서 잘 맞을 리 없다. 철저하게 확률에 근거해야 한다. 무리나 도박은 금물이다.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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