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낙동강 '윗물' 지류·지천 오염도 심각…2급수에도 못 미쳐

하빈천 한천 내성천 등 10곳 중 9곳 COD초과

낙동강으로 유입되는 대구경북 지역의 지류 대부분이 하천 2급수 기준에 못 미치는 등 오염이 심각하다. 대구 달성군 하빈면 봉촌리 하빈천에 각종 부유물이 떠있다.
낙동강으로 유입되는 대구경북 지역의 지류 대부분이 하천 2급수 기준에 못 미치는 등 오염이 심각하다. 대구 달성군 하빈면 봉촌리 하빈천에 각종 부유물이 떠있다.

11일 오후 대구 달성군 하빈면 봉촌리 지류인 하빈천과 본류인 낙동강이 만나는 강 하구 근처. 20~30㎝ 아래 강바닥도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물빛은 짙은 녹색으로 탁했다. 물은 정체돼 있었다. 플라스틱병과 스티로폼 조각, 나뭇가지가 강가로 밀려와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짙은 갈색의 부유물 띠가 수면에 길게 이어져 있었다. 강 가까이로 다가가니 썩는 물비린내가 풍겼다.

낙동강 본류 일부 구간에 녹조가 발견(본지 6월 4일 자 3면 보도)된 가운데 대구경북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대부분의 지류가 하천 2급수 기준에 못 미치는 등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윗물' 맑지 않아

낙동강 지류 10곳의 지난해 1월부터 올 4월(16개월)까지 월 평균 측정치를 분석한 결과 하천 2급수보다 낮은 수질을 보이는 곳이 많았다.

화학적산소요구량(COD) 기준으로 지류 10곳 중 9곳이 1개월 이상 하천 2급수 기준치(5㎎/ℓ)를 넘었다. 특히 동쪽에서 서쪽으로 흐르며 공단을 거쳐서 낙동강으로 합류하는 대구와 경북 구미지역의 차천과 금호강, 하빈천, 한천은 100% COD 기준을 넘었다. 무엇보다 대구와 맞닿아 있는 차천과 하빈천, 금호강 등의 COD 최고 수치는 각각 13.2'12.3'11.3㎎/ℓ로 2급수 기준의 두 배 이상을 기록했다. 금호강은 대구염색산업단지와 서대구산업단지, 성서산업단지를 거치고, 차천은 구지논공단지와 신기공업단지 등을 끼고 흐른다. 한천은 구미산단 4단지를 가로지른다. 다음으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흘러 낙동강과 합치는 위천(43.8%), 병성천과 백천(31.3%) 등의 순으로 COD 기준을 상회했다.

하천의 부영양화를 나타내는 지표 가운데 하나인 총인(T-P)을 기준으로 보면 지류 10곳 중 10곳 모두가 1개월 이상 하천 2급수 기준(0.1㎎/ℓ)을 초과했다. 하빈천이 87.5%인 14개월이 기준을 넘었고, 다음으로 금호강(68.8%), 차천 및 한천(54.5%), 병성천(37.5%), 감천(31.3%)의 순으로 나타났다. 금호강의 경우 최고수치가 기준의 6배가 넘는 0.621㎎/ℓ를 기록했다.

총대장균군수 역시 측정 수치가 없는 3곳을 제외한 7곳 모두가 1개월 이상 기준(1천군수/㎖)을 초과했다. 금호강과 감천이 68.8%인 11개월, 백천이 62.5%인 10개월 동안 기준을 넘었다. 특히 백천의 최고수치가 기준의 21배인 2만1천군수/㎖였고, 감천이 1만7천850군수/㎖, 금호강이 1만4천709군수/㎖ 등 높은 오염도를 보였다.

◆지류부터 깨끗하게 해야

낙동강 본류의 오염을 막기 위해선 하'폐수 처리장 방류수의 기준을 강화하는 등 지류로 흘러드는 오염원을 줄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전문가와 환경단체는 지적했다. 대구시에서 발생하는 하수는 하수처리장 7곳에서 고도처리한 뒤 낙동강과 금호강으로 방류하고 있다. 문제는 하수처리장 방류수의 법적 기준이 높다는 것.

대구 하수처리시설의 방류수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 기준은 5㎎/ℓ로 하천 2급수 기준인 3㎎/ℓ에 근접해 있지만 COD는 20㎎/ℓ, 총인은 0.3㎎/ℓ, 총대장균군수는 3천군수/㎖ 등으로 하천 2급수 기준(5㎎/ℓ, 0.1㎎/ℓ, 1천군수/㎖)에 비해 느슨한 편이다.

3공단과 염색공단, 서대구산단에서 유입되는 폐수와 생활하수를 처리해 금호강으로 내보내는 달서천사업소(서구 비산동)의 지난해 방류수 평균 수치를 보면 COD가 11.6㎎/ℓ, 총인이 0.311㎎/ℓ로 높은 오염도를 보였다. 달성군 현풍면과 유가면, 구지면 일부 지역에서 유입되는 생활하수와 공장폐수 등을 처리하는 달성사업소(현풍면 원교리)는 낙동강으로 직접 방류수를 흘려보내는 곳으로 지난해 방류수의 평균 COD가 26.1㎎/ℓ로 하천 2급수 기준의 5배에 달했다.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미생물이 분해할 수 있는 물질만 포함하는 BOD보다 공장폐수와 생활하수 등에 포함된 유해 유기물의 분해까지 수치에 반영되는 COD가 물의 오염도를 더 정확하게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낙동강은 지류의 물을 담는 그릇일 뿐이기 때문에 COD와 총인 등의 농도가 높은 지류의 수질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결국 낙동강 사업으로 담수를 늘려도 수질은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지류에도 낙동강처럼 많은 보들이 있어 물의 흐름이 정체되면서 규착조류가 강을 뒤덮을 정도로 번창하고 있다"며 "보를 터서 물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바닥의 퇴적된 오염물질을 준설해 제거하는 등 지류에 대한 수질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강석재 대구지방환경청 수질총량관리과장은 "하수처리장 등 대규모 배출원에 대해 점검에 나서는 등 상류의 오염물질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경상북도와 합동으로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생태하천 복원 등 자연정화 능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지류가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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