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꼴지 독수리에 쪼인 '종이 사자'

'선두 사자가 꼴찌 독수리에게 쪼였다.'

삼성 라이온즈가 선두를 위협받는 상태서 최하위 한화 이글스에 덜미를 잡혔다.

삼성은 26일 대전구장에서 한화에 2대5로 패했다. 시즌 전적 5승1패로 앞서 선전이 기대됐지만, 삼성 타선이 한화 선발투수 이브랜드 공략에 실패하며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23일 LG에 패한 삼성은 2연패에 빠졌고, 2위 넥센에 1경기차로 쫓기게 됐다.

삼성은 국내 무대 데뷔 첫 승을 안겨줬던 한화 선발 이브랜드에 복수의 칼을 갈았지만, 전날 내린 비 탓인지 이날 방망이는 물을 머금은 솜방망이 같았다.

삼성은 이브랜드를 상대로 7회 2사까지 겨우 3안타, 2점을 뽑는데 그치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삼성 타자들은 이브랜드의 타이밍을 뺏는 볼 배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3회초 2사후 9번 타자 김상수가 중견수 앞으로 향한 안타를 만들어낼 때까지 삼성 타자들은 단 한 개의 공도 외야로 보내지 못했다.

0대3으로 끌려간 6회초 선두타자 김상수의 2루타에 이은 배영섭의 볼넷으로 무사에 주자를 1, 2루에 둔 삼성은 폭투까지 얻어내 주자를 2, 3루에 두며 대량득점의 물꼬를 트는가 싶었지만, 조동찬과 최형우가 초구에 손을 대 좌익수 얕은 플라이와 우익수파울플라이로 물러나 아쉬움을 삼켰다. 다행히 이승엽이 볼넷을 얻어내 만든 2사 만루서 박석민이 중견수 앞 안타로 주자를 불러들여 2득점 했지만, 동점 또는 역전을 이끌어내는 타격의 힘은 보여주지 못했다.

8회초에도 2사 만루의 기회를 엮어 냈지만 채태인이 한화 송창식의 초구 높은 볼에 손을 대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나 득점에 실패했다.

되레 8회말 수비 때 안지만이 1사 1, 2루서 이학준에게 2타점 2루타를 내줘 점수 차는 더 벌어졌다. 9회초 득점에 실패한 삼성은 한화에 시즌 2패째를 당했고, 공교롭게도 이브랜드에 모두 승리를 내줬다.

삼성은 4월 11일 이브랜드와의 첫 대면 때 2⅓이닝 동안 안타 9개에 6득점 하며 패배를 안겼으나, 5월 26일엔 8이닝 무실점에 그쳐 이브랜드에 첫 승을 안겼다. 이브랜드는 삼성전 첫 승 뒤 4경기서 3패를 당하는 등 부진했으나 삼성 덕분에 한 달 만에 또다시 승리를 추가했다.

삼성 선발투수 밴덴헐크는 제구에 어려움을 겪으며 4승 달성에 실패했다. 5⅓이닝 동안 안타는 3개만 내줬으나 몸에 맞는 볼과 볼넷 등 사4구 6개를 내주며 불안하게 이닝을 채워간 밴덴헐크는 4회말 선두타자 최진행에게 솔로 홈런을 맞은 뒤 5회말 한상훈에게 우중간 3루타로, 또 최진행에게 희생플라이로 실점하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넥센은 목동에서 SK를 7대4로 제압했다. 롯데는 사직에서 NC를 3대2로 물리쳤고, 광주에선 연장 12회 접전 끝에 두산과 KIA가 4대4로 비겼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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