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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대구시 목련상 사회봉사부문 수상 황광자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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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째 한결같은 이웃사랑 "봉사는 할수록 즐거워"

"삶이 팍팍할수록 서로 돕고 남을 배려하는 사람들이 보다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에게 있어 봉사는 할수록 즐거운 일이죠. 전날 피곤했어도 오늘 아침 일어나 봉사현장에 갈 생각을 하면 절로 힘이 납니다."

온몸 세포 하나하나가 봉사유전자로 가득 찬 사람이 있다. 2일 제10회 대구시 목련상 사회봉사 부문 수상자 황광자(71) 씨가 그러하다. 칠순의 나이에 남을 도울 수 있는 건강이 따라줌에 늘 감사하며 20년째 봉사마일리지 2만6천여 시간을 기록하고 있는 황 씨의 일과는 봉사로 아침을 열고 봉사로 저녁을 맞고 있다.

"1982년 남편이 국제라이온스클럽에 가입한 후 보조로 일했었고, 1993년 대한적십자사 봉사단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인 활동하게 된 것이 지금에 이르고 있어요."

황 씨는 매일 오전 8시 30분 대구시노인복지관으로 출근(?)해 400여 명의 노인들을 위한 점심급식 준비로 봉사의 하루를 연다. 급식이 끝나면 오후 2시까지 수성구 범물복지관으로 가 홀몸노인, 소년소녀가장, 다문화가정 등 110여 가구에 배달할 반찬과 도시락을 준비하거나 목욕봉사에 나서고 있다. 주말엔 개인적으로 돕고 있는 10여 가구의 조손가정, 한부모가정에 전할 반찬과 생필품 준비와 배달에도 여념이 없다. 운전을 못 하는 황 씨 대신 배달은 남편 조재덕 씨의 몫이다.

"1년 중 설과 추석을 빼면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있습니다. 배달 일을 돕는 남편이 늘 고맙지요."

이외에도 적십자사 봉사단원으로서 대구시가 주관하는 각종 행사에 봉사하고 있으며 짬짬이 노인복지센터를 찾아 할머니들의 목욕과 영남대병원에서 거즈 접기, 세탁 봉사도 나서고 있다.

이렇듯 황 씨에게 봉사가 생활이자 직업이며 삶의 보람이 된 계기는 뭘까.

충북 보은이 고향인 황 씨는 어릴 적 비교적 집안이 부유했다. 그러나 그가 중학생일 때 가세가 기울어 학업을 중단해야 했고 7남매의 맏이였던 그는 돌아가신 부친 대신 동생들의 학업을 위해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이때 황 씨는 '없이 사는 사람들의 심정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래서 '나중에 형편이 나아지면 꼭 남을 돕는 일을 하겠다'고 결심했다는 것. 그 결심의 뒷면엔 평소 이웃에 베풀기를 좋아했던 선친의 영향도 있었다.

이런 까닭에 그는 결혼 후 대구에 정착해 작은 사업을 했고 동생들을 공부시키면서 아들(의사)과 딸 둘을 대학까지 공부시키며 키워냈다. 이 같은 황 씨의 이웃사랑 유전자는 현재 5명의 손자'손녀들에게까지 대물림되어 3대가 대구시 일원 봉사현장에 나서고 있다.

큰딸은 황 씨가 맡았던 대한적십자사 봉사단체 한빛회 회장을 잇고 있으며, 둘째 딸은 회원으로 어머니의 봉사현장을 열심히 찾고 있고, 손자와 손녀도 할머니를 따라 주말이면 어김없이 각종 사회시설에서 열심히 봉사 마일리지를 쌓아가고 있다.

황 씨는 한빛회 시절 40여 회원들과 함께 장학회를 만들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공부할 기회를 주었고 개인적으로 여러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해 왔다. 현재 황 씨 가족이 봉사로 쓰는 자부담은 월 100만원 정도.

"도와주었던 사람들이 자립했거나, 공부해서 성인이 됐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황 씨는 지난 20년 봉사활동을 통해 보건복지부 장관상, 적십자사 명예대장상, 라이온스 무궁화대상 등 30여 회의 수상경력이 있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l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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