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데스크 칼럼] 차기 대구시장의 리더십 네 가지

내년 6월 4일 치러질 대구시장 선거가 250만 대구 시민의 화두(話頭)가 되고 있다. 3선에 도전하는 김범일 시장을 비롯해 전'현직 국회의원'고위 관료, 교육감, 은행장, 구청장, 기업인 등 시장 후보군이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시민들의 주목을 끌고 있는 것. 여기에다 대구의 미래를 좌우할 정도로 차기 대구시장이 맡게 될 책임이 막중하기에 내년 시장 선거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시장 선거를 10개월 앞둔 현재 상황이 4년 전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일단 고무적이다. 4년 전에는 시장 후보로 떠오른 인물이 김범일 시장과 서상기 국회의원에 불과했다. 두 분 모두 훌륭한 분이지만 유권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幅)이 좁았다는 점에서 안타까움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은 양상이 전혀 다르다. 언론에서 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만도 10여 명에 이를 정도로 후보들이 다양하다. 유권자들로서는 '후보를 고르는 즐거움'을 가질 수 있다. 새누리당 시장 후보 선출 칼자루를 쥔 지역 국회의원들은 훌륭한 후보를 골라야 하는 고민을 안게 됐다.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을 두고 '함량 미달'이라는 얘기도 있다. 일부에서는 어중이떠중이(여러 방면에서 모여든 탐탁하지 못한 사람들을 통틀어 낮잡아 이르는 말)란 말까지 동원하며 '시장 후보 난립'이라며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는 아주 잘못됐고, 그 의도가 매우 불순한 소리다. 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단점을 덮고도 남을 만큼 장점이 훨씬 많은 분들이다.

이 시점에서 대구 시민이 진정 고민해야 하는 것은 다른 데에 있다. 차기 대구시장이 어떤 일을 해야 하고, 그것을 이뤄내기 위해선 어떤 리더십을 갖춰야 하고, 발휘하느냐 하는 것이다. 시대마다 걸맞은 리더십이 따로 있듯 차기 대구시장은 시대에 부합하는 리더십을 통해 대구를 획기적으로 발전시켜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차기 대구시장이 갖춰야 하고, 발휘해야 할 리더십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겠지만 다음 네 가지를 꼭 들고 싶다. 그 첫째는 전투력(戰鬪力)이다. 남부권 신공항 등과 같은 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대구 발전을 이뤄내려면 수많은 난관을 돌파해야 한다. 서울 등 수도권은 물론 중국과 일본 등 이웃나라 대도시들과의 경쟁에서도 꼭 이겨야 한다. 이를 위해선 시장부터 '싸움닭'이 돼야 한다. 대구 발전을 위한 지략도 갖춰야 하지만 필요하다면 강하게 목소리를 내고, 삭발'단식도 하고, 시장 자리도 내던질 수 있는 등 싸울 수 있는 힘을 지닌 리더십이 중요하다.

둘째는 대구시 공무원을 뛰게 만드는 리더십이다. 1만 명에 이르는 대구시 공무원이 움직이지 않으면 대구 발전을 도모하기 어렵다. 블랙홀에 비유되는 대구시 공무원 조직에 휩쓸리지 않고, 시장이 공무원 사회를 변화시키는 기폭제가 돼야 한다. 복지부동하는 공무원들에게는 회초리를 들고, 앞장서 일하는 공무원들의 숫자를 늘려 대구시 공무원 조직을 도시 발전을 위한 사령부로 만들어야 한다. 또한 호가호위(狐假虎威)하는 공무원들을 주변에 둬서도 안 된다.

셋째는 시민에게 희망과 감동을 주는 리더십이다. 10년 뒤에 달라질 대구의 청사진 제시도 있어야 하지만 1년 뒤, 한 달 뒤를 염두에 둔 로드맵들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내일에 대한 희망을 줘 지역 발전을 위한 대열에 동참하도록 해야 한다. 행정가이면서 정치인인 시장에게 쇼맨십도 필요하다. 시민들과 막걸리를 같이 마시며 고민을 같이하고, 삶의 무게에 괴로워하는 서민들의 손을 맞잡고 눈물도 흘려야 한다.

넷째는 미래에 대한 통찰력, 그리고 미래를 우리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리더십이다. 내일에 대한 준비가 되지 않은 도시는 쇠퇴하기 마련이다. 대구의 지나온 과거가 이를 고스란히 방증한다. 짧게는 10년 후, 길게는 100년 후 대구의 좌표를 설정하고 거기에 도달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맹렬하게 추진해야만 대구는 살아남을 수 있다.

지금까지 언급한 네 가지 리더십을 완벽하게 갖춘 시장 후보를 찾기 어렵다는 말도 나올 수 있다. 단군 이후로 십전십미(十全十美)한 사람은 없었다. 주어진 시장 후보들을 대상으로 앞서 언급한 리더십에 들어맞는 최적의 인물을 찾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다. 이런 노력들이 밑바탕이 된다면 훌륭한 시장을 뽑을 수 있고, 대구 미래를 담보하는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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