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현이는 평소 건강했다. 돌잔치 후 얼마 안 돼 갑자기 38.5℃ 이상의 고열이 사흘 이상 계속되고 자꾸 가라앉는 듯한 모습을 보여 소아과를 찾았다. 검사 결과 귀와 목은 정상이었고, 설사도 없었다. 다만 소변에서 백혈구가 관찰되고, 소변 배양검사에서 대장균이 검출됐다. 결국 '요로감염'으로 진단받고, 일주일간 입원해 항생제 주사를 맞았다.
◆소아 1%에서 발생하는 방광요관역류
'요로감염'은 요도, 방광, 요관, 신장(콩팥) 등 요로기 계통의 감염을 일컫는 말이다. 대개 장 내 세균에 감염돼 생긴다. 감염 부위에 따라 질병 이름이 달라진다. 요도에 생긴 감염은 요도염, 방광 감염증은 방광염, 신장 감염증은 신우신염이나 신장염이라 불린다.
요관의 감염증은 요관염이라고 부르지만 이것은 매우 드물다. 한편 성현이의 경우, 요로감염이 치료된 후 원인을 찾기 위해 '역류검사'를 했더니 상당히 진행된 '방광요관역류'가 관찰됐다.
신장에서 생긴 소변은 요관을 통해 방광으로 내려가기만 해야 한다. 그런데 방광에서 신장 쪽으로 소변이 거꾸로 올라가는 것을 '방광요관역류'라고 부른다. 방광요관역류는 신우신염을 비롯한 요로감염을 일으킬 수 있고, 장기적으로 고혈압과 신장 기능 이상으로 진행할 위험성을 높인다. 소아 100명 중 1명 정도에서 생기고, 요로감염이 있는 아이의 경우, 20~40%까지 발생률이 증가한다.
대개 방광요관역류만으로 증상을 나타내지는 않고, 동반되는 요로감염 증상 때문에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고열과 함께 입맛이 떨어지고, 괴로워하며 보챈다. 소변에 피나 고름이 섞여 나오기도 한다.
◆항생제 반응 없으면 수술 필요
진단은 역류검사를 통해 요도의 이상 여부를 파악하고, 핵의학검사(DMSA 신장검사)로 신장의 손상을 확인한다. 역류검사는 도뇨관을 집어넣어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받기에 힘들지만 역류를 진단하려면 반드시 필요하다. DMSA 신장검사는 방사성동위원소를 정맥주사하고 약 3시간 뒤 검사를 하는데, 아이 몸무게를 고려해 필요한 극소량의 방사성동위원소만 주사하기 때문에 염려할 필요는 없다. 소변으로 나오기 때문에 검사 후 하루 정도 소변을 자주 보게 해주는 것이 좋다.
치료는 신장을 보호하고, 요로 감염의 재발을 막는 것이다. 방광요관역류는 대부분 우선 저용량의 예방적 항생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하면서 역류가 자연적으로 나아지기를 기대하는 보존적 치료를 한다. 그러나 항생제를 잘 복용할 수 없거나, 항생제를 꾸준히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요로감염이 재발하거나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
◆소아용 복강경, 치료 효과 높아
수술은 크게 개복 수술과 내시경적 주사요법으로 나뉜다. 개복 수술은 성공률이 95~98% 정도로 매우 높지만 합병증으로 출혈, 통증, 배뇨 문제 등이 생길 수 있다.
내시경적 주사요법은 간단히 할 수 있어서 현재 가장 흔히 선택되지만 성공률은 68~92%로 다양하다. 아울러 역류 단계가 높을수록, 수술 후 시간이 지날수록 성공률이 낮아지는 단점이 있다.
한편 복강경수술은 개복 수술에 비해 통증 및 출혈이 적고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으며 상처 부위가 작아 미용적으로도 유리하다. 소아의 수술에서도 복강경을 이용한다. 성인용 기구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방광요관역류 수술의 경우, 소아 방광 크기를 고려했을 때 소아용 작은 기구를 사용하는 것이 적당하다.
다만 아기의 경우, 돌이 지난 뒤에 수술이 가능하다. 대구가톨릭대병원 비뇨기과 정현진 교수는 "소아 복강경 수술의 경우, 국내 병원 한두 곳에서만 시행하는 최신 수술법으로 국내 성공률은 97%가량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우리 병원에서도 소아 복강경 장비를 갖춰 방광요관역류 교정술을 시행 중이며, 상당히 환자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했다.
도움말=대구가톨릭대병원 비뇨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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