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Hot 영양, 영양고추의 알싸한 성공 신화] <상>명품 브랜드로 육성

억대 부농 400여 명 만든 '대한민국 대표 고추'

영양군은 올해 44억원을 투입해 생산설비 현대화, 고추 브랜드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영양군 소월종택 앞마당에서 고추를 건조하고 있는 모습. 영영군 제공
영양군은 올해 44억원을 투입해 생산설비 현대화, 고추 브랜드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영양군 소월종택 앞마당에서 고추를 건조하고 있는 모습. 영영군 제공

영양의 대표 상품인 고추가 국내 최고의 농산물 브랜드로 각광받고 있다. 철저한 품질 관리와 유통 구조 개선, 전국적인 홍보 마케팅으로 농민들에게는 고소득을, 지역 경제에는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 영양 고추의 품질 관리 비법과 차별화 전략, 성과와 미래 등에 대해 세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영양군 수비면에서 30여 년간 고추 농사를 지어온 김호익(63) 씨는 2년 전 억대 소득을 올리는 부농에 올라섰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산기슭 비탈진 밭에 농사를 지어 3남매의 학자금과 결혼 비용을 대는 게 전부였던 김 씨였다. 그가 빈농을 벗어나 억대 농가로 변신한 데는 영양군의 지원이 컸다. 영양군이 추진해온 고추 명성 알리기와 품질관리, 직거래 판매와 고추유통공사 설립 등 각종 고추 농가 지원책이 성공을 거두면서 해마다 소득이 늘어난 것. 때마침 전국적으로 고추값이 오르면서 부농의 반열에 올라서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

지난 2011년 이후 영양지역에는 고추농사를 통해 억대 부농으로 진입한 농가가 400여 가구에 이른다. 영양 지역 전체농가의 10%에 이르고, 경북도의 억대농가 비율인 4%의 2배가 넘는다.

◆대한민국 대표 명품 고추로 키운다

영양지역은 일교차가 심하고 경사지의 토질이 참흙이어서 고추재배에 적합하다. 영양군은 고추는 전국 생산량의 3%를 차지하며 연간 5천600t을 생산해 765억여원의 소득을 얻고 있다. 지난해에는 고추 농가당 조수익 2억7천500만원을 올리기도 했다.

영양군은 지난 2011년과 2012년 고추가격 강세에 따른 경쟁력을 이어가기 위해 올해도 고추산업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 고추가격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지만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과 소비자들로부터 얻고 있는 신뢰도를 바탕으로 한 '대한민국 대표 명품 고추'로 키우겠다는 것.

9일 영양농업기술센터와 영양 고추시험장에서 열린 '2013년 고추 평가회'에서는 고추 생산농 500여 명이 참석해 올해 고추가격 동향과 고추 종합 품평회 등을 가졌다. 이날 평가회에서 영양의 고추 면적은 줄었지만 생산량은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고추재배 면적은 지난해 2천236㏊에서 올해 1천841㏊로 17.7% 감소했지만 오히려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15% 증가한다는 것. 영양군은 정부와 농협의 비축 물량이 많아 고추 가격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고품질 고추 생산과 유통 구조 개선으로 농가 소득을 유지할 방침이다.

영양군은 올해 홍고추 수매농가 유기질 비료 및 장려금으로 13억원, 고추 비닐 및 종자구입비 11억4천만원, 고추 비가림 시설 11억1천400만원, 고추 지주대와 건조기'세척기 지원 4억1천만원, 토종고추 명품화 사업 1억2천900만원, 고추 시범사업 3억6천200만원 등 모두 11개사업에 44억6천600만원을 지원했다.

이와 함께 고춧가루 수출 확대를 위한 친환경 고추생산 등 농업인 교육을 실시하고 비가림 시설과 친환경고추 생산을 위한 부산물과 유기질 비료 및 영양제를 공급했다. 고춧가루 지리적 표시제 등록과 고추종합처리장GAP지정'미국FDA식품제조설비 인증 등 각종 우수시설 지정과 인증을 받는 등 명품 고추 생산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고추산업특구, 영양 고추 명품화 견인한다

영양군 일월면과 수비면 일대 57만2천310㎡는 '고추산업 특구'로 지정돼 영양 고추 명품화를 위한 주춧돌이 되고 있다. 지난 2007년 특구로 지정된 이곳에는 5년에 걸쳐 351억1천만원을 투입해 고추산업 기반시설 및 영양 고추 및 전통문화 체험관광지 조성, 영양 고추 명품 브랜드화, 토종고추 복원사업 등이 진행됐다.

일월면 가곡리에는 농가에서 수매한 생고추를 세척'절단'건조'가공'저장하는 일괄 처리 시스템을 갖춘 고추종합처리장이 들어섰고, 이를 운영하고 가공'판매까지 전담하는 '영양 고추유통공사'를 설립해 홍고추 수매에 나서고 있다.

올해부터는 수매한 홍고추 전량에 대해 잔류농약 252개 성분에 대해 안전성 검사를 추진하고, 불합격한 농가는 2년간 수매사업에 참여를 금지하기로 했다. 또 일월산에서 자생하는 각종 산나물과 영양 고추를 원료로 김치를 생산하는 김치공장과 전통장류생산단지를 조성하고 기업체를 유치하고 있다.

권영택 영양군수는 "재래식 관행 농업에서 탈피해 경영 마인드를 접목함으로써 생산비 절감과 최고 수준의 품질 등 경쟁력을 갖춘 고추 생산이 가능해졌다"며 "군민들이 고추 농사로 부자가 되도록 견인차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영양'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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