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맛에 단골] 차 동호인 모임'다심회' '명가복어'

전복 통째 얹은 생참복찜'수육…자연의 맛 생생히

'한 끼를 먹으면 하루가 편하고/ 하루를 먹으면 일주일이 즐겁고/ 한 달을 먹으면 일년이 행복하고/ 일 년을 먹으면 평생이 안녕하다.'

예부터 남도지방 어부들 사이에 구전돼 내려오는 복어에 대한 표현이다. 복어 마니아들은 복어요리를 '치명적인 유혹의 맛'이라고 표현한다. 중국 송나라의 문호 소동파는 복어 맛을 '목숨과 맞바꿔도 좋을 진미'라고 했다.

'복어불고기'는 대구의 10미(味)에 속해 있다. 얼큰하면서도 담백한 그 특유의 맛이 대구 사람들의 성격과 닮은 모양이다. 콩나물, 미나리 등을 넣어 속을 시원하게 해주는 복어탕은 속풀이 음식으로는 최고의 반열에 속한다. 복어요리 전문점에서는 복어를 '가시 달린 천사'라고 부른다. 치명적인 독을 가졌지만, 독기를 빼내면 환상적인 요리가 된다는 뜻이다.

복요리 전문점 '명가복어'는 대구 수성구 두산동 TBC 뒤 골목길 중간쯤에 있다. 한정식집 '군불로'가 있던 자리이다. 주차장도 널찍한 편이다. 담쟁이 넝쿨이 뒤덮인 건물과 정원이 아름답다. 안으로 들어서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명가복어는 대구에서도 보기 드물게 '참복(자주복) 요리' 전문점이다. 예약해야 제맛을 즐길 수 있다.

명가복어 김수진 사장은 경남 통영의 선주 집안 출신이다. 어릴 적부터 바닷가에서 생활한 덕분에 해산물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음식솜씨를 자랑한다.

차(茶)를 좋아하는 모임 '다심회'회원들이 안방에 자리 잡았다. 생참복찜과 참복수육, 참복불고기, 참복튀김이 이어진다.

참복찜과 참복수육에는 큼지막한 전복 몇 개가 통째로 들어있다. 참복에다 전복이 가세하니 보는 것부터 행복해진다. 참복찜은 약간 매콤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매력적이다. 약간 매운맛이 느껴지면 복수육으로 해결하면 된다. 복수육은 커다란 그릇에 각종 해산물로 만든 시원한 맛국물에다 콩나물과 미나리, 송이버섯과 팽이버섯이 들어있어 따끈한 국물 맛이 향기롭고 시원하다. 전복까지 가세해 한층 고급스러운 맛이 느껴진다.

다심회 이정현 회장은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복어는 고급 요리로 손꼽혀 잘 접할 수 없었던 음식이었지만, 요즘은 대구의 10미에 속할 만큼 대구에 복전문 요리점이 많이 생겨났다"며 "명가복어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참복의 진미를 맛볼 수 있는 곳"이라고 평가한다. 참복불고기는 간이 세지 않아 먹기가 편하다. 복어요리 전문가인 정종성(63) 주방장이 솜씨를 발휘한다.

다심회 회원인 여청다례원 서옥희 원장은 "참복수육의 시원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라며 "김 사장이 바닷가 출신이라 문어숙회 등 해물 음식을 만드는 솜씨가 뛰어나다"고 말한다. 칭찬 덕분인가? 김 사장이 전복회와 광어회, 문어숙회를 선보여 다심회 회원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다심회 정경애(자연요리연구가) 씨도 "명가복어의 참복요리는 우리나라 자연산인데다 바다의 산삼이라 불리는 전복과 싱싱한 자연산 광어, 쫄깃하게 삶아 낸 문어까지 다양하게 맛볼 수 있어 음식의 참맛을 느끼게 한다"며 "음식이 고급스럽다"고 평가한다.

명가복어 김 사장은 "최고의 음식은 가장 싱싱한 음식재료가 기본"이라며 "자연의 맛 그대로 살리기에 노력하고 주인의 정성이 더해지면 진실한 맛의 음식이 탄생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힌다.

이미 싱싱한 요리로 행복한 포만감이 있지만, 마지막 코스인 참복탕 맛은 꼭 봐야 한다. 참복탕은 맑은탕과 매운탕 두 가지다. 참복에다 대파와 무 등으로 끓인 뜨뜻한 국물을 맛보니 속이 시원해지면서 등에 땀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음식 맛 평가에 일가견이 있는 장기환 대구보건대 교수는 "미식가들이 즐기는 복어요리는 복어의 종류와 신선도가 품질이 좌우한다. 명가복어는 참복만 고집하는 주인의 음식철학이 가세해 품격있는 음식을 만든다"며 "주인 인심도 넉넉하고 식당 분위기도 좋다"고 말한다.

참복 맑은탕과 매운탕 각각 2만원이다. 참복찜과 참복수육, 참복불고기는 각각 7만원(중), 8만원(대)이다. 2인 이상 주문받는 참복회는 1인당 6만원과 10만원 두 가지다. 아귀수육은 5만(중), 6만원(대)이다. 특별메뉴로 자연산 돗돔회와 참돔회, 광어회도 있다. 일반 복요리집처럼 코스메뉴는 없다. 입맛에 맞는 단품메뉴를 주문해야 한다.

▷규모: 100석(1층 큰 방 3, 지하 방 2)

▷주차장: 마당 안 15대

▷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명절은 당일만 휴업)

▷예약: (053)782-6505. 수성구 두산동 194

◆'이맛에 단골!' 코너는 독자 여러분의 참여로 이뤄집니다. 친목단체, 동창회, 직장, 가족 등 어떤 모임도 좋습니다. 단골집을 추천해주시면 취재진이 소정의 절차를 거쳐 지면에 소개해 드립니다.

▷문의 매일신문사 특집부 053)251-1582~4, 이메일 inf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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