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질환 맞춤형 의사 소개' 전문의원 LDK클리닉 이동구 원장

이동구 원장이 내원한 환자를 상대로 친절하게 의료상담을 하고 있는 모습.
이동구 원장이 내원한 환자를 상대로 친절하게 의료상담을 하고 있는 모습.

"오랫동안 의료계에 종사하면서 느낀 점 중 하나가 이전보다 의사들의 전공 분야는 세분화되고 있는데 지금의 의료전달 체계에서는 새로운 치료법과 같은 첨단의료 정보에 일반인들이 접근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를 제대로 전달할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환자의 질병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이를 치료할 적절한 의료기관이나 전문의를 소개해 주는 '의료 메신저' 역할을 담당할 이색 의원이 국내 처음 대구에 문을 열었다. 주인공은 이달 1일 개원한 'LDK 클리닉'의 이동구(67) 원장.

현재 대구에는 개원의가 3천여 명, 의과대학 등 종합병원에 종사하는 의사가 700여 명이다. LDK 클리닉은 이들에 대한 전공 분야별 충분한 자료를 갖추고 내원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초진 후 최적의 지역 의사를 3명 이상 추천하고 있다.

"1차 문진 후 검사가 필요할 경우 검사 결과를 정밀하게 판독한 후 3차 병원을 안내하는 체계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단 처방은 하지 않습니다."

LDK 클리닉의 이 같은 운영 방식은 '콘시어즈 메디신'(Concierge Medicine'의료정보 소개) 개념에 기초하고 있다. 콘시어즈 메디신이란 건강보험비가 비싼 미국에서 저렴한 가격에 개인 조합원을 모집해 질병이 생겼을 때 의료기관을 연결해주는 건강관리회사에서 출발했고 우연히 이에 대한 월스트리트 저널지 기사를 읽은 지인이 이 원장에게 소개함으로써 대구에서 첫 시도가 이뤄지게 된 것.

"콘시어즈 메디신 방식의 병'의원을 운영하는 것은 사실 새로 개원하는 의사가 할 일은 아닙니다. 수입은 초진료가 전부이기 때문이죠. 다만 풍부한 경험을 갖춘 의사가 지역 의료계를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이 없다면 개원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LDK 클리닉은 대구에서 내로라하는 베테랑 의사이면서 의료정보에 박학다식한 권굉보(일반외과), 인주철(정형외과), 서정규(신경과), 이상채(호흡기내과) 씨 등이 자문의사로 동참하고 있다.

"아픈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건 심리적 안정입니다. 내과 환자의 70%는 마음에서 온 병이죠. 이 때문에 환자가 원하는 만큼의 충분한 상담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요즘 화두가 되는 힐링(Healing)이 도입된 첫 병원이라고 할 수 있죠."

이 원장에 따르면 LDK 클리닉과 같은 의료제도가 활성화된다면 우선 환자가 정확하게 자신의 병을 알 수 있는 길을 열어 닥터쇼핑을 줄일 수 있어 개인과 국가의 의료비를 절감할 수가 있으며 명색이 '메디시티'를 표방하는 대구에서 타 지역으로 환자 유출을 막는 방편이 될 수도 있다. 그래도 서울 등 타 지역에서 진료를 원할 경우 대구에서의 검사결과를 인정받아 CT나 MRI 같은 비싼 검사를 중복할 필요가 없게 된다.

"이 때문에 향후 LDK 클리닉과 같은 형태의 의원이 많이 생길 것으로 전망합니다. 대구에서 처음 시도되는 LDK 클리닉이 꼭 성공해야 하는 이유이죠."

경북대 의대 교수와 13년간의 개원의 활동 및 12년간의 대구의료원장, 3년간의 동산의료원 석좌교수를 거쳐 다시 새로운 형태의 의원을 연 이동구 원장. 그는 이 말을 끝으로 얼굴에 웃음꽃을 피웠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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