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이 '불출마'를 택했다. 새누리당이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에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를 공천하면서 손 고문 차출론이 크게 거론됐지만 불발됐다. 민주당은 오일용 화성갑 지역위원장을 공천했다.
손 고문은 7일 국회 본회의장에 있었던 김한길 민주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대선 패배로 정권을 내준 죄인으로서 지금은 나설 계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재확인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런 배경을 손 고문의 비서실장인 김영철 동아시아미래재단 대표가 전했다. 손 고문은 대신 오 후보를 적극 돕겠다는 의지를 표했다고 한다.
정치권은 손 고문의 불출마 배경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여러 해석을 종합하면 우선 손 고문은 지난해 대선 패배의 '연대책임'을 두고 8개월간 독일을 다녀왔는데 귀국하자마자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자 하면 국민감정이 좋지 못할 것을 가장 염두에 뒀다고 한다. 이날 민주당 초선 의원 35명이 출마 촉구 기자회견까지 했는데도 손 고문이 뜻을 꺾지 않은 것도 이 같은 맥락이란 것이다.
다른 이유로는 현 화성갑 분위기가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고 고희선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였고, 새누리당 텃밭이어서 손 고문이 '구원투수'로 나서더라도 승리를 장담하긴 어렵다는 것. 2011년 분당을 보궐선거에서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와 붙었을 때와는 환경이 다르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일각에선 손 고문이 오 후보가 공천을 신청했음에도 본인이 전략 공천되면 '낙하산 공천' 비판을 받는 서 전 대표와 다를 것이 없다는 점도 고려했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았다.
'손(孫) 카드'를 놓친 민주당은 다소 맥이 빠진 모습이다. '손학규 대 서청원 빅매치'를 성사시켜 NLL 대화록 정국에서 한숨 돌리고, 손 고문의 승리로 정권심판론에 불을 지피겠다는 전략이 무산됐다. 대신 기초노령연금 등 복지공약 후퇴, 채동욱 전 검찰총장, 진영 복지부 장관 사퇴 등 인사 실패 등에 대해 정기국회에서 올인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한편에선 서 전 대표가 국회로 입성해 새누리당 내부에서 권력쟁탈전이 벌어진다면 민주당으로서도 나쁠 것이 없다고 전망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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