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 전 시장 시민모임 결성, 봉사? 정치 행보?

문희갑 전 대구시장이 나무심기 시민모임을 결성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문 전 시장이 퇴임 후 공식적으로 모임을 결성한 것은 처음인데다 내년 지방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지역 정치권에서는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문 전 시장은 12일 대구수목원에서 1천여 명 이상이 참석하는 (사)푸른대구가꾸기 시민모임(이하 푸른모임) 창립총회를 열고, 직접 이사장을 맡기로 했다. 퇴임 이후 외부 강연, 등산, 색소폰 연주 등으로 간간이 언론에 소개되던 문 전 시장이 주도적으로 전면에 나서 시민들을 상대로 모임을 결성키로 한 것.

대구시장 재직 당시 1천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어 대구를 친환경도시로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했던 문 전 시장은 평소 나무심기에 관심을 보여왔다. 문 전 시장은 푸른모임 결성을 위해 올 초 나무 전문가 15명을 별도로 초청해 자신의 구상을 밝혔고, 대구 동구에 330㎡(100평) 규모의 사무실도 마련했다.

문 전 시장 측은 "남은 생에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대구를 더 푸른 도시로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시민모임을 결성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전현직 단체장들이 문 전 시장과 상당한 관계를 맺고 있고, 대구 시정에 대해서도 사석에서 조언을 해 왔다"며 "문 전 시장의 인지도를 감안하면 향후 행보가 지방선거에서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문 전 시장 측은 시민모임이 정치와는 전혀 별개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문 전 시장 측은 "어떤 경우도 정치적 성격은 없고, 출마 의지가 있는 사람은 아예 이사나 회원으로 받지도 않는다"며 "대구시의 나무심기 행정을 보완하고 돕는다는 기조로 이번 모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창립총회에는 내년 선거 출마 예상자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문 전 시장의 지명도를 감안해 출마를 앞두고 '눈도장'을 찍으려는 인사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문 전 시장 측은 3천 명에게 초청장을 발송했고, 1천~1천50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다. 문 전 시장 측의 또 다른 인사는 "정치적 목적이나 색깔이 전혀 없지만 문 전 시장이 퇴임 후 처음으로 주도적으로 나서는 행사인 만큼 출마자들이 많이 찾을 것"이라고 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