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신공항 조사, 더는 왜곡'엉터리 예측 없어야

잘못된 항공 수요 조사 결과가 지난 2011년 정부의 남부권 신공항 불가 결정의 빌미가 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은 22일 국정감사에서 "2010년 한국교통연구원의 '제4차 공항 개발 중장기 계획'에 포함된 김해공항 예상 수요가 실제 수요보다 적게 예측됐다"고 지적하고 "정부가 이를 근거로 남부권 신공항 건설을 백지화했다"며 국감에 나온 김경철 한국교통연구원장에게 주의를 환기시켰다.

당시 조사 용역을 맡았던 교통연구원은 2015년 김해공항 항공 수요를 국내'국제선 각각 약 440만, 410만 명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불과 2년 후인 2012년 김해공항 이용객은 이미 약 510만 명, 400만 명에 달해 예측이 한참 빗나갔다. 당시 교통연구원이 무엇을 근거로 이런 예측을 했는지 의문이지만 그 차이가 현저히 크다는 것은 부실 또는 엉터리 예측이거나 외압에 의해 고의로 축소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게다가 교통연구원이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이라는 점에서 '신공항 불가'라는 정부의 입김이 조사 결과에 강하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는지 의심해 볼 대목이다.

문제는 교통연구원이 최근 남부권 신공항 항공 수요 조사 연구 용역 업체로 다시 선정됐다는 점이다. 용역비 8억 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에 단독 입찰해 용역을 따낸 것이다. 공정성과 객관성은 차치하고라도 연구기관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정확도에서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기관이 또다시 조사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거듭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국가 정책이 정확성'객관성이 떨어지는 조사 결과에 좌지우지된다면 이는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부조리는 비단 교통연구원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차제에 각종 연구기관에 압력을 넣고 조사 결과를 왜곡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적으로 막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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