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朴 대통령 '깜짝 시구' 나선 뜻은?

"정국 정면 돌파" '강속구' 메시지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에 '깜짝 시구자'로 나섰다. 삼성라이온즈와 두산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가 열린 잠실야구장에서는 이날 오후 2시 경기 시작 직전 전광판에 시구자로 '대통령 박근혜'라는 자막이 나오자 2만5천500여 명의 관중은 물론 선수들까지 깜짝 놀랐다.

박 대통령의 시구일정은 KBO의 요청이 있었지만 이날 오전 갑작스럽게 잡혔다.

박 대통령은 시구를 마친 후 삼성라이온즈 류중일 감독과 악수한 후 파란색에 'K'가 새겨진 국가대표팀 야구모자를 쓰고 VIP석에 앉아 언북중학교 야구단원들과 함께 2회말까지 경기를 지켜보다가 자리를 떴다.

같은 시각 민주당은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연 뒤 '헌법불복규탄과 민주주의 수호결의대회'를 가졌다.

이어 박 대통령은 이날 저녁에는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문화융성의 우리 맛, 우리 멋, 아리랑' 공연에 참석했다. 이날 공연은 10월 문화의 달을 맞아 '아리랑'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1주년을 축하하고, 아리랑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온 국민과 함께 나누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에는 이정현 홍보수석을 통해 검찰총장 인선을 발표했다.

이 같은 박 대통령의 주요 일정들은 국정원의 대선개입의혹에 대한 검찰내부의 갈등 등으로 불거진 현 정국에 대한 박 대통령의 분명한 의지를 표출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내달 2일 영국 국빈방문 등 유럽순방일정을 앞두고 있는 박 대통령은 야당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지난 8월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밝힌 것처럼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으로부터 도움을 받은 적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고 직접 국민을 상대로 민생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재천명한 것이다.

특히 박 대통령이 지역편중 논란에도 '특수통'으로 알려진 김진태 전 대검차장을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한 것은 검란(檢亂)사태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민주당은 박 대통령이 한국시리즈 3차전 시구자로 깜짝 등장한 것에 대해 "떨어지는 국정 지지도를 만회하기 위해 전 국민적 관심이 모인 야구장으로 달려간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며 "대통령의 시구가 국민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하기보다는 복잡한 정국을 외면하는 한가하고 무책임한 모습으로 비칠까 걱정"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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