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권(사진) 약령시보존위원회 이사장은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도, 저기도 다 약업사와 한약방 등 한방 관련 업소가 있던 곳이었는데…. 사방팔방 가겟세가 싼 곳을 찾아 이사를 갔죠."
그가 가리킨 장소에는 한방 관련 업소가 아닌 세련된 모습의 커피전문점과 식당, 미용실, 옷가게가 자리하고 있었다.
40년 넘게 약령시 터줏대감이었던 그가 진단한 약령시는 '회색빛'이었다. 공 이사장이 운영하고 있는 약업사 주변만 해도 2년 전까지는 약업사와 한의원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그러나 수십 년 동안 함께 약령시를 지켜오던 상인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양의학의 발달과 한약재에 대한 신뢰도 저하 등으로 한방 관련업은 침체일로를 겪고 있다. 하지만 급변하는 환경만 탓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상인들도 자구책을 마련해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약령시 살리기에 나서야 했다.
그는 "약령시에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시설을 갖춘 제조설비 공장을 약령시한의약발물관에 설립해 내년 초부터 운영할 예정"이라며 "GMP 시설을 통해 양질의 한약을 공급하고 시대 요구에 발맞춰 젊은 소비자가 한약을 쉽게 접하면서 편리하게 복용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했다. 또 "한방족욕 등 여러 체험시설을 통해 한방에 대한 친밀감을 높이고 한방의 우수성을 알려 약령시의 옛 위상을 되찾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다만 한방에 대한 신뢰와 인기가 회복될 때까지 약령시가 버텨줄지가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갈 곳을 잃은 한방 관련 업소들이 머물 곳이 필요하다. 대구시와 중구청은 약령시 주변에 패션주얼리전문타운과 같은 '한방타워'를 세워 약령시 355년 역사를 오래도록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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