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견들이 증가하면서 이들을 진료하기 위한 최신식 수술장비들이 도입되고 있다. 수의사는 각종 질병을 갖고 있는 노령견 수술 시 마취에 대한 부담을 가진다. 최신 흡입마취기를 도입하는가 하면 심장이 좋지 않은 노령견을 위한 전용 마취약을 수입해 사용하기도 한다.
수의사는 수술에 대한 두려움은 거의 없다. 그러나 마취에 대해서는 자신 있다고 이야기하는 수의사는 거의 없다. 수술을 위한 전신마취는 주사마취와 가스마취인 흡입마취기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둘 중 어떤 것이 더 안전하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주사마취는 사용하기는 간편하지만 용량을 선택해 한 번 주사하고 나면 다시 뽑아낼 수가 없는 것이 단점이다.
최근에는 주사마취도 해독제가 개발돼 예정보다 빨리 수술을 마치면 해독제를 주사해 깨어나게 하는데 사용하기도 한다. 흡입마취는 마취가 되면 용량 조절이 가능하다. 그리고 수술을 마치면 마취약 공급을 중단해 금방 깨어날 수 있다. 그러나 복잡하고 마취를 전담하는 수의사가 반드시 있어야 수술할 수 있어 번거롭다.
8살 된 혼합종 암컷이 중성화 수술을 하기 위해서 내원했다. 할머니 보호자는 마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5년을 망설임 끝에 수술하기로 했다고 했다. 수의사도 마취에 대해서는 절대 안전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마취에 대한 두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각종 검사를 통해 위험성을 줄이고 있으나 그것이 완벽한 검사는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보호자에게 수술 동의서를 쓰게 하고 수술의 위험성이나 부작용에 대한 설명을 하고 동의를 구하는 것이다. 보호자는 마취에 대한 두려움이 생각보다 커 보였다. 반려견이 죽을 수 있다는 것과 이별의 슬픔이 너무 클까봐 수술을 미룬 것이다.
이날은 가족 모두 데리고 병원에 왔다. 할머니 보호자와 가족을 안심시키고 수술실에 들어가면서 보호자에게 신뢰을 주지 못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의사는 수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최선을 다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그에 대한 책임 또한 질 수는 없다. 항상 최선을 다해 반려견의 고통으로부터 해방을 시키기 위해서 노력할 뿐이다.
수의사는 수술을 끝내고 회복실에서 대기하고 있을 때 가장 긴장된다. 마취가 풀리고 반려견이 정상적으로 회복돼 보호자를 알아보고 비틀거리며 보행을 하면 긴장이 풀리고 안심을 한다. 수의사로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다.
최동학 (대구시수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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