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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출산율 감소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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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옥
▲조미옥

1970년대와 80년대에 초·중·고교를 다녔던 세대들은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캠페인이 아직도 귀에 쟁쟁할 것이다. 너무 많아도 문제, 너무 적어도 문제인 것이 한 나라의 인구이다. 땅은 좁고, 먹고 살기 힘들었던 시절에 나온 것이 바로 산아제한정책이다.

그러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지금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출산율이 가장 낮은 나라가 되어 급격한 고령화와 경제활동인구 감소로 국가경제가 위협 받을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제는 국가가 앞장서서 자녀를 더 낳으라고 야단이다. 출산지원금을 지급하고 다자녀 가구에는 각종 혜택을 주겠다고 국가와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지원책을 내놓다 보니 당연히 예산이 문제가 된다. 어떤 산모는 출산장려금을 신청했더니 지자체에서 예산이 부족하다며 내년에 줄 테니 기다려달라는 전화를 받았다고도 한다. 몇 십만원, 몇 백만원을 준다고 아이를 더 많이 낳고 출산율이 대폭 늘어날까?

얼마 전 언론보도에 따르면 중국이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게 되어 벌써 노동력 공급에 문제가 생겼다고 한다. 현재는 미국과 중국의 평균 연령이 비슷하지만 20년 뒤 미국은 30대 중반, 중국은 40대가 되어 중국의 미래 전망이 아주 어둡다는 기사였다. 필자는 이 문제가 출산이 아니라 인구이동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중국은 국가 간 인구이동이 폐쇄적이어서 출산율 감소와 고령화에 따라 자연히 평균 연령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반면, 미국은 전 세계에서 우수한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인구 개방정책으로 말미암아 고령화에도 불구하고 20년이 지나도 평균 연령이 4~5세 정도만 늘어나 국가 전체적으로 여전히 젊음을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글로벌 사회인 지금 한 나라의 인구정책에서 국가 간의 영향과 이동의 문제를 포함시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는 백의민족이라는 순혈주의가 강하게 존재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어느 나라보다 종교적인 관용과 인종에 대한 포용력이 뛰어나다. 또한 20세기에 식민지에서 해방된 나라 중 유일하게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를 모두 이뤄 낸 나라로 후진'개도국의 발전 모델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젊은 인재들을 쉽게 받아들이는 개방적인 이민정책과 인구정책을 펼쳐 나간다면 세계에서 가장 젊고 활력 있는 나라, 신흥국의 경제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효과가 미미한 출산정책에 쏟는 에너지와 예산을 세계 각지의 우수한 젊은 인재들이 오고 싶은 나라, 이들이 쉽게 올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데 집중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나 또한 두 아들을 두고 있지만 나라에서 주는 금전적 지원과 혜택 때문에 셋째를 낳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을 것 같으니 말이다.

<리서치코리아 대표 mee50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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