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물의 세계] 반려견의 방광결석

네살된 암컷 슈나우저 '베가'가 입원했다. 보호자는 베가가 식욕 부진은 물론 서혜부에 덩어리 같은 게 만져지고 소변을 조금씩 실금을 한다고 했다. 가끔 배뇨 곤란과 배뇨 통증도 호소한다고 했다. 살펴보니 임신한 견처럼 배가 불러 있었고 자궁축농증, 복수가 의심될 정도 복부가 부풀어올라 있었다. 방사선과 혈액검사, 뇨검사를 했다. 검사 결과 의외의 진단이 나왔다. 대장 내에 변이 꽉 차 있었고 복부지방이 심했다. 비만이 원인이었다. 결석도 있었다.

슈나우저 중에서도 작은 베가는 보호자의 극진한 보살핌 속에 자라는 반려견이었다.

배달업을 하는 보호자는 베가에게 정기적인 예방접종과 검사는 물론 매달 피부관리와 목욕서비스, 정기적으로 털관리도 해주고 있었다. 그러나 사랑이 지나쳐 반려견은 무엇이든 잘 먹이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아프기라도 하면 자신이 잘못 돌봐서 생긴 것이라며 미안해 할 정도로 베가를 사랑했다.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병원을 방문했다. 2년 전 베가가 3마리 새끼를 분만해 지인에게 1마리를 분양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키우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돌려받았다고 했다. 그만큼 반려견에 대한 사랑이 지극정성인 보호자였다.

보호자에게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방광결석은 먹는 음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설명하니 자신이 잘못 키워서 이렇게 됐다며 자책을 했다. 혼자 살고 있는 보호자는 자신이 먹는 음식을 베가와 같이 먹고 있다고 했다.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인 것이다.

방광결석은 재발을 막기 위해 처방식 사료를 먹여야 하고 수술 후 결석 성분이 배출되지 않을 때까지 약을 복용해야 한다.

베가는 다행히 다른 장기는 정상이었다. 수술로 결석을 제거하기로 했다. 수술을 하는 동안 보호자는 베가가 혹여 깨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과 함께 불안해 했다. 수술은 1시간 정도 걸렸다. 보호자는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수술이 잘 되었다'고 하자 보호자는 눈물을 글썽이며 고맙다고 했다. 마취에서 깨어난 베가는 회복도 빨랐다. 집에서 관리하는 방법과 음식 주의를 당부하고 퇴원시켰다. 베가와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기를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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