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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읽기] 묻히고 지워진 식민시대 사회주의·아나키즘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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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근대, 다시 읽는 해방 전(前)사/ 이덕일 지음'권태균 사진/ 역사의 아침 펴냄

이덕일 한가람 역사문화연구소장은 이 시대의 대표적 소장 역사학자다. 시대와 인물을 읽어내는 뛰어난 통찰력으로 지금까지 정설화돼 있던 역사 기술에 반기를 들며 역사학계, 특히 국사학계의 핫 이슈 메이커로 자리매김했다.

1997년 '당쟁으로 보는 조선역사'를 시작으로 '사도세자가 꿈꾼 나라' '조선 왕을 말하다'(전 2권) '조선 왕 독살사건' '난세의 혁신 리더 유성룡'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 '조선 최대 갑부 역관' 등 조선사 관련 저술은 조선사에 대한 기존의 시각을 바꾸어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장 최근에는 역사 속 14명의 킹메이커를 살펴본 '왕과 나'를 펴내기도 했다.

이번 저서는 이덕일 역사평설로 사회주의 운동의 등장부터 일제의 패망까지 잊히고, 묻히고, 지워진 우리 근대사를 조명하고 있다. 한국사 관련 사진을 방대하게 보유하고 있는 신구대 권태균 사진영상미디어과 교수는 이 책에 필요한 자료사진을 제공했다.

이 책은 사회주의 및 아나키즘 운동사에 대해서 주로 다루고 있다. 일제 식민시대라고 해서 독립운동가의 삶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 시대 사람들도 지금의 우리들처럼 출세하고 싶었고, 돈을 벌고 싶었다. 저자는 그 시대에 부동산'주식 투기, 금광 광풍처럼 일확천금의 꿈을 꾸며 휩쓸려 다녔던 사람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저자는 논어 학이 편의 '지나간 것을 알려주었더니 닥쳐올 것까지 아는구나'(告諸住而知來者)라는 문구를 인용하면서, "그동안 한국 근'현대사에는 이런저런 때가 많이 끼어 있었다"며 "이 책은 그런 때를 얼마나 많이 제거했는지 두려운 심정으로 세상에 내놓는다"고 소개했다.

이 책은 ▷제1부 일제하 사회주의 운동사(사회주의 정당 창립, 사회주의 단체 조직, 재일 유학생과 북풍회, 코민테른과 화요회, 서울 청년회의 창립 등) ▷제2부 일제 대항기 아나키즘 운동사(아나키즘 조직의 결성, 박열 부부 대역사건, 민족을 초월한 한'일 연대, 총독부를 떨게 만든 육탄 혈전, 북만주 운동의 종말 등) ▷제3부 일제 전쟁기계들, 만주를 침략하다(사쿠라회와 천검당, 장작림 폭살사건과 3월 사건, 만주사변, 상해사변과 윤봉길의 의거 등) ▷제4부 식민지 시대의 부호 열전(민영휘 부자, 김성수'김연수 형제, 광산 재벌 최창학, 부동산 재벌 김기덕'홍종화, 백화점 부자 최남'박홍식 등) ▷제5부 일본 군국주의, 파멸로 질주하다(군부 갈등과 2'26 사건, 노구교 사건, 무너지는 파시즘 제국, 일제의 패망, 대한민국의 탄생과 새로운 도전 등)로 구성돼 있다. 384쪽, 1만6천원.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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