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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송기의 우리말 이야기] 나믿가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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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가 프로야구 30년 역사에 어느 팀도 하지 못했던 3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감독에 취임하자마자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일을 해낸 류중일 감독은 이미 전설의 반열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사실 류 감독이 갑작스럽게 감독이 되었을 때, 카리스마 넘치던 이전 감독들에 비해 많이 약해 보여서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다. 감독으로 부임해 있는 동안 다섯 번은 우승하겠다는 각오가 빈말처럼 들리기도 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류 감독이라면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던 것이 '나믿가믿' 때부터였다.

'나믿가믿'은 류 감독이 취임한 후 동계훈련 중에 용병 가코 선수가 부진했지만 '나는 믿을 거야. 가코 믿을 거야'라고 말한 것을 누리꾼들이 줄여서 사용하는 말이다. 이것은 아무 생각 없이 무작정 믿는 것에 대해 조롱하는 의미도 들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선수에 대한 신뢰와 긍정의 에너지를 담고 있는 말이다. 삼성은 늘 압도적인 전력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한국시리즈에서는 번번이 패했었다. 큰 경기에만 가면 늘 쫓기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삼성에 부족했던 뭔가는 실력이 아니라 지금 좀 못해도 다음에 잘 하면 된다는 긍정적인 생각과 마음의 여유였다. 비록 가코 선수는 별 활약을 하지 못하고 퇴출이 되었지만, '나믿가믿'은 삼성에 부족했던 것을 채워주는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하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말, 충고의 말을 해 주는 것은 좋아한다. 그러나 그런 말을 듣는 것은 매우 싫어한다. 왜냐하면 자신의 문제는 다른 사람이 충고해 주기 전에 자기가 더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학생과 학부모들을 상담해 보면 학생들이 사춘기에 접어들면 어느 순간 부모와의 대화가 삐걱대는 경우가 많음을 알 수 있다. 부모들은 노파심에서 아이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충고하는 말, 아이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 잘못을 일일이 지적하고, '넌 이게 뭐니?' 하고 비난하는 말을 많이 한다. 아이들은 부모님 말씀이 하나에서 열까지 맞는 말이지만, 듣고 있으면 기분이 나빠지고 자신의 문제점을 자꾸 의식하면서 위축된다. 그 대신 격려해 주고 칭찬해 주는 말을 해 주면 마음의 여유와 함께 자신감도 생긴다. 여유와 자신감이 있으면 자신을 좌절하게 만들었던 문제점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돌파구가 생기기 마련이다.

내년에 삼성은 마무리 오승환 없이 시즌을 맞이해야 한다. 그렇지만 내년에도 삼성은 가을 야구의 최종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 삼성에는 절체절명의 순간인 7차전을 앞두고도 조직적인 승리의 세레모니를 준비할 수 있을 만큼 여유와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기 때문이다. 삼성의 이러한 변화들은 모두 류중일 감독의 긍정적인 말, 신뢰를 주는 말이 바탕이 되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내년에도 "나는 믿을 거야. 승엽이 믿을 거야".

능인고 교사 chamt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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