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스피 2,000선 붕괴…추가 하락 경계

외국인이 연일 국내 주식을 팔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다시 불거지면서 코스피지수 2,000선이 붕괴됐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2,060선에 육박했던 코스피지수가 상승폭을 그대로 반납하면서 힘없이 추락하자 시장에서는 추가 하락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8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17포인트(p) 떨어진 1984.87로 장을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올 9월 9일(1974.67) 이후 두달여 만에 최저치다. 이날 코스피지수를 끌어내린 원인은 다시 부각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다. 미 상무부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3분기 경제성장률(2.8%)을 발표하자 주식시장에서 양적완화 축소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한 것도 악재가 됐다. 기준금리 인하가 유로화 약세와 달러화 강세를 유도할 것이라는 전망에 달러 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졌고 이는 국내 주식 매도로 이어졌다.

여기에 외국인 매도세가 겹치면서 큰 폭의 조정을 기록했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천978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5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이에 대해 임종필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국내 증시의 상승 탄력이 약화된 이유는 외국인 매수세 둔화와 기관의 지속적인 매도세로 인한 수급 공백, 예상보다 부진한 3분기 실적, 글로벌 경기의 소프트 패치(일시적 둔화) 조짐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2,000선이 붕괴되면서 시장에서는 추가 하락 가능성에 무게 중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40일간 상회하던 20일 이동평균선을 하향 이탈한 것도 조정 국면의 신호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정인지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지수가 박스권 하단선이 위치한 2,020선을 지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6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1,980선까지 추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09년 초 이후 20일 이동평균선을 30일 이상 웃돈 후 이탈한 다음의 추이를 보면 단기 저점대를 지지하지 못할 경우 60일 이동평균선이나 그 아래까지 빠르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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