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위권 대학 자연계열 합격선 8∼9점 떨어져

수능 가채점 결과 분석

첫 수준별 수능은 만만치 않았다. 수능이 작년보다 대체로 어렵게 나와 상당수 수험생들이 시험을 못 봤다고 생각하고 있다. 입시업체들이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주요 대학 합격점수 추정치를 내놓았지만 예년과 비교하기 어렵고, A'B형 유형별로 따져야 하는 탓에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기 어려워 수험생들의 불안감을 키운다. 이 때문에 11일부터 원서접수를 시작하는 수시 2차에 지원하려는 수험생이 작년보다 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입시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불안감에 무턱대고 지원하기보다는 냉정하게 자신의 위치를 따져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까다로웠던 2014 수능, 합격선 낮아질 듯

올해 대학 정시모집에서 최상위권 대학의 인기학과에 지원하려면 수능 원점수 기준으로 390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는 학원가의 분석이 나왔다.

입시업계는 자연계열 인기학과의 합격선이 지난해보다 많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인문계열은 자연계열보다 덜 하지만 역시 합격선이 다소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자연계열 수험생들이 본 수학 B형에 까다로웠고, 자연계열과 인문계열 상위권 학생이 공통으로 응시한 영어 B형에 풀기 어려운 최고난도 문항이 한두 개 있었기 때문이다.

10일 대성학원, 유웨이중앙교육, 비상교육, 이투스청솔, 종로학원, 진학사 등이 서울시내 주요대학 11개교의 예상 합격점수(원점수 400점 만점 기준)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서울대 경영대에 합격하려면 393∼396점을 받아야 할 것으로 추정됐다.

비상교육과 진학사가 393점, 대성학원과 유웨이중앙은 394점, 종로학원은 395점, 이투스청솔은 396점을 합격선으로 각각 제시했다. 대부분 지난해보다 1∼3점 낮췄다.

연세대 경영계열은 390∼394점, 고려대 경영대 389∼394점, 성균관대 글로벌경영 383∼388점, 서강대 경영학부 380∼385점, 한양대 정책과학대 379∼383점, 중앙대 경영대 372∼378점을 예상했다.

이과 계열에서는 의예과 합격선이 많게는 7점 이상 낮아졌다.

입시업계는 서울대 의예과의 합격선을 391∼392점으로 추정, 지난해 396∼398점보다 3∼6점 낮게 봤다.

연세대 의예과는 389∼390점, 고려대 의과대는 387∼389점이 돼야 합격이 안정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성균관대 의예 387∼389점, 한양대 의예 384∼386점, 경희대 한의예는 374∼376점을 합격선으로 제시했다.

이번 자료는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추정한 것으로 실제 전형에서는 원점수가 아닌 표준점수, 백분위 등의 형태로 반영되고 대학 전형별로 반영 방식이 다양하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예상 합격점수를 입시전략을 짤 때 참고용으로만 활용해야 한다고 학원들은 당부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올해 상위권 대학의 자연계열 합격선은 지난해보다 8∼9점 이상 내려온 것 같다"며 "상위권 자연계열 수험생이 보는 영어 B형, 수학 B형에서 고난도의 한두 문항이 나온 것이 결정타가 됐다"고 말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전체적으로 합격선이 내려갔는데 자연계가 인문계보다 더 내려갔다"며 "자연계는 상위권 5점, 중하위권 10점 정도, 인문계는 상위권 3점, 중하위권 6점가량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구 수험생, 자연계 고득점자 감소

올해 수능 시험에서 대구 일반계고 수험생 중 자연계열 고득점자 수가 작년보다 다소 감소할 전망이다.

대구진학지도협의회(이하 대구진협)는 11일 2014학년도 수능시험에 응시한 대구 일반계고 재학생 응시자 2만4천262명의 가채점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과목별 원점수 평균을 분석한 결과 국어 A형 71.6점, B형 70.3점으로, A형에 비해 B형의 평균이 낮았으며 지난해 언어영역 평균인 77점보다도 많이 낮았다.

수학은 A형 47.1점, B형 57.6점으로 A형에 비해 B형의 평균이 10.5점 높았으며, 지난해 수리 나(A형) 50.3점, 수리 가(B형) 59.5점보다 2~3점 낮아졌다.

영어는 A형 63.7점, B형 64.0점으로 A형과 B형의 평균이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작년 외국어 영역 평균인 61.4점보다 다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진협 측은 "영어 경우 난이도가 지난 수능보다 높았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실제 전체 평균은 지난해보다 상승했다"며 "난이도가 높은 몇 문제로 인해 난이도가 높게 느껴졌던 것"이라고 풀이했다.

사회탐구 영역 2과목 합계 평균은 지난해보다 1.4점이 높은 62.4점이었으나, 과학탐구 영역의 경우 지난해보다 9.0점이 낮은 56.3점이었다.

대구진협 측은 수학B, 과학탐구 영역의 난도가 높아 자연계열 학생들의 점수가 많이 떨어질 것이라 예상했다. 자연계 고득점자 수도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과학탐구 영역 선택 학생 중 390점 이상을 받은 인원은 지난해 26명에서 올해 9명으로 크게 줄었고, 380점 이상자도 89명에서 50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사회탐구 선택의 경우 390점 이상은 지난해 28명에서 30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역별 만점자 수는 국어 282명(A형 191명, B형 91명)으로 작년 512명보다 훨씬 줄었고, 수학 147명(A형 113명, B형 34명)으로 작년 144명(수리나 99명, 수리가 43명)과 비슷했다. 영어는 108명(A형 43명, B형 65명)으로 작년 127명보다 줄었다.

대구진협 측은 "특히 한국사 과목에서는 응시자 955명 중 107명(11.2%)이 만점을 받았다"며 "한 문제만 틀려도 바로 3등급이 되는 경우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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