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말 '4분 수비의 기적'이 삼성을 조 1위로 만들었다.
17일 대만 타오위안구장에서 열린 대만 챔피언 퉁이 라이온스와의 A조 예선 2차전서 삼성은 7회와 8회 잇따라 실점하며 4대4로 동점이 된 채 9회말을 맞았다. 이때 시간은 오후 11시 22분. 문제는 이번 대회 예선전에 경기 종료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것. 대회규칙 제19항에 삽입된 경기시간과 관련된 조항에는 예선전에서 연장전에 돌입하게 될 때 경기 개시 4시간 이후로는 새로운 이닝에 들어갈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물론 이날 경기가 예정된 오후 7시 30분보다 5분 늦게 시작돼 실제로 남은 시간은 13분이었지만, 전광판만 바라본 삼성 더그아웃에선 고작 8분밖에 남지 않았다고 여겼고, 9회말 수비를 빨리 끝내지 못하면 그대로 조 2위가 된다는 긴박감이 흘렀다.
삼성이 9회말 점수를 주지 않아도 4시간을 넘긴다면 조 1위는 퉁이의 몫. 대회조직위원회가 정한 경기규칙 제9항은 예선전 각 조별순위는 첫 번째 승률. 두 번째는 2개 팀 이상 동률일 경우 승자 승 원칙을 따르되 양팀이 똑같을 땐 평균 최소실점-평균 최다득점-타율이 높은 팀-추첨으로 순위를 가리게 돼 있다.
이에 따라 삼성은 13분을 넘겨 무승부를 기록한다면 퉁이와 1승1무로 승률이 같아지지만, 평균 최소실점서 삼성은 2실점, 퉁이는 0점이어서 퉁이에 밀리게 될 처지였다.
하지만, 삼성은 이 13분을 아껴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고, 마침내 10회초 천금 같은 결승점을 뽑아 승리를 거둘 수 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경기시간이 4시간을 넘었다면 안지만을 마운드에 올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좀 남아있어 빠른 승부를 할 줄 아는 안지만을 투입했고, 좋은 결과를 얻어냈다"고 했다.
9회말 마운드에 오른 안지만은 과감한 승부로 세 타자를 삼진 2개와 땅볼로 처리했다. 공은 딱 10개를 던졌다. 그때 전광판에 새겨진 시간은 오후 11시 26분. 불과 4분 만에 이닝을 끝낸 것.
안지만은 "마운드에 오를 때 이승엽(형)이 빨리 끝내면 연장전에 돌입한다고 귀띔을 해줬다. 주자를 살려 보내면 안 된다고 다짐하며 최대한 빠른 승부를 가져갔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대만 타오위안에서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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