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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자전거 타기 좋은 환경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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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성형외과 의사라고 하면 대부분 미용수술만 한다고 생각하지만, 필자는 종합병원 성형외과에 근무하다 보니 많은 외상환자를 접하게 된다. 요즘 진료를 하다 느낀 점은 안전벨트 착용의 의무화로 인해 교통사고 환자 중에 얼굴 외상환자의 수가 많이 줄어들었음을 실감하게 된다는 것이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전체 외상환자의 수가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다른 쪽에서 외상환자가 많이 발생해 들어오는 추세다. 그 이유 가운데 가장 큰 것이 바로 자전거 주행 중의 사고 때문이다.

얼마 전에도 고등학생이 자전거 주행 중의 사고로 얼굴 쪽에 약 20㎝ 찢어져 치료받고 퇴원한 적도 있다. 또한 너무 심하게 부딪혀 얼굴뼈 골절로 큰 수술을 받은 환자도 많았다. 필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전거 마니아였다. 집사람과 같이 타려고 자전거 2대를 구입해서 다니곤 했지만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길에 큰 사고가 날 뻔한 일이 있어서 그 이후 자전거를 인터넷 중고시장에 내놓아 팔아버렸다.

지난 주말 작은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큰아이의 손을 잡고 집 주변 산책을 나섰다. 하지만 얼마 가지 못해 큰아이를 안고 가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도로 자전거뿐만 아니라 오토바이까지 지나다니는데 도저히 위험해서 걷게 할 수가 없었다. 심지어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자전거 때문에 위험해진 적도 있었다.

얼마 전 매일신문에 '대구 자전거 도로 710.25㎞, 이용자 늘고 사고도 늘어 "안전대책 마련해 주세요"'라는 기사를 봤다. 기사는 "자전거가 가해자이거나 피해자인 대구의 교통사고는 2007년 894건, 2008년 1천40건, 2009년 1천303건, 2010년 1천158건, 2011년 1천354건, 2012년 1천391건으로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고 사망자 역시 2007년 14명에서 지난해는 22명으로 늘었다. 또한 지난해 대구 구'군별 자전거 교통사고 건수는 북구 327건, 달서구 306건, 수성구 202건 순이었다. 특히 북구와 달서구는 국회 박수현 의원(민주당)이 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서 자전거 사고가 가장 많은 지방자치단체 1위(2007~2011년 누계 1천323건)와 3위(1천229건)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았다"고 전한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 많은 이점이 있는 줄은 누구나 알 것이다. 개인 건강에도 좋고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 그뿐만이 아니다. 사회적으로도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이라는 사실에 어느 누구도 반론을 제기하지 못할 것이다.

필자가 자전거를 탈 때 차도로 다니니 차에 탄 사람들이 진로에 방해된다고 비키라고 욕을 하고, 인도로 가면 보행자들이 위험하다. 자전거 전용도로는 많이 없고, 있어도 도로에 주차된 차 때문에 이어서 달릴 수가 없다. 또 인도에 줄 그어놓은 자전거 전용도로는 보행자들 때문에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올해 초 영국에서 연수받을 때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유심히 보았다. 신기하게도 인도로 다니는 자전거는 없었다. 자전거는 모두 차도에서 차와 함께 달리고 있었다. 물론 안전모와 형광띠 착용은 기본이다. 사람들이 자전거를 인도용 운송 수단이 아니라 자동차와 같은 급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자전거도 자동차처럼 깜빡이까지 넣는다. 좌회전하려면 왼쪽 손을 흔들고 우회전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영국이 오래된 도시이고 차도도 1, 2차로가 전부이다 보니 우리나라와 제반 환경적 차이는 있다. 그렇다 할지라도 자전거는 모두 차와 함께 도로로 다니고 있었다. 이러한 훌륭한 교통수단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안전이 보장된 사회적 인프라가 먼저 구축되어야 하리라 생각한다.

자전거 대수가 늘어난다고 자전거 도시가 되는 건 아니다. 자전거 이용객은 물론 사회 구성원 전체의 자전거와 자전거 문화에 대한 생각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자전거는 전용로나 차도로 다니고 사람은 인도로 마음 놓고 다닐 수 있어야 한다.

인도에서 아이의 손을 잡고 편안하게 걷고 싶다.

홍용택/성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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