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울프' 단편소설 전집/ 버지니아 울프 지음'유진 옮김/ 하늘연못 펴냄
'버지니아 울프'라고 하면 대체로 사람들은 한 편의 시를 떠올릴 것이다. 바로 박인환 시인의 '목마와 숙녀'다. 이 시에는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라는 대목이 시 애호가들 사이에는 인상깊게 뇌리에 박혀 있다. 과연 버지니아 울프는 누구인가?
버지니아 울프는 1882년 영국 런던 하이드 파크 부근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레슬리 스티븐은 당대의 탁월한 비평가였지만 1904년에 세상을 떠났으며, 어머니 줄리아 덕워스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후손이라지만 버지니아 울프가 13세 때인 1895년에 죽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897년에는 여동생 스텔라까지 죽고 만다. 온 가족을 다 잃은 그녀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다음해인 1905년에 '타임스'지에 문예비평을 게재하며, 본격적인 창작활동에 나선다. 1912년에는 사회학자이자 정치평론가인 레너드 울프와 결혼했으며, 이후 신경쇠약을 앓으면서도 집필을 멈추지 않았다. 전통적 소설 형식의 처녀작 '출항'을 시작으로 '밤과 낮' '제이콥의 방' '댈러웨이 부인' '등대로' '올랜도', 페미니스트 에세이 '자기만의 방' '파도' '세월' '막간'을 잇따라 출간했다. 그러던 중 2차대전으로 전 유럽이 전화에 휩싸일 때쯤인 1941년 극심한 신경쇠약증 재발로 '흐르는 저 강물을 바라보며 당신의 이름을 목놓아 불러봅니다'라고 시작되는 유서를 남긴 채, 3월 28일 우즈 강에 투신해 생을 마쳤다. 59세였다. 더더욱 안타까운 것은 그녀의 시신이 뒤늦게 발견되어 장례식은 4월 21일 치러진다. 이것이 바로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다.
그녀의 문학은 세계 현대문학의 흐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특히 인간의 심연을 탐구, 시간'사물'진실에 관한 새로운 관념의 장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책은 그녀의 미발표 유작들과 초기 작품들을 비롯해 국내 독자들에게 처음으로 소개되는 소설들을 모은 단편 전집으로, 20세기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모더니스트이자 선구적 페미니스트로 평가되고 있는 작가 버지니아 울프의 천재성과 탁월성을 발견할 수 있다. 여기서는 버지니아의 생애를 시대별로 분류해서 '필리스와 로저먼드' 등 초기 소설들 4편, 1917~1921년까지에 걸쳐 집필한 '어떤 연구회' 등 5년간의 작품 11편, 1922~1925년 사이의 '미망인과 앵무새' 등 13편, 마지막으로 1926년부터 죽은 해인 1941년까지의 '그 연못의 매력' 등 17편 등 40여 편의 글을 싣고 있다. 462쪽, 1만5천원.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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