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누리 "종북 사제단" vs 민주 "여권이 자초"

대정부질문 마지막 날 사제단 시국 미사 공방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의 시국 미사를 둘러싼 갈등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공방전으로 이어졌다.

국회는 25일 정홍원 국무총리와 관계부처 국무위원 등을 대상으로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문을 했다. 대정부질문 마지막 날인 이날 최근 우편향 논란을 불러온 역사교과서 문제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대선 개입 의혹 문제, 지급 축소 방침으로 대선 공약 후퇴 논란을 일으킨 기초연금법안을 놓고 여야의 설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일부 사제들의 연평도 포격 두둔과 정권 퇴진 발언 등 대선 불복성 발언으로 정국의 소용돌이가 깊어지면서 사제들의 정치참여 범위와 발언수준의 한계 등을 놓고 첨예한 공방을 벌였다.

앞서 이달 22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의 시국 미사에서 박창신 원로신부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박 신부는 'NLL처럼 문제 있는 땅에서 한미군사운동을 계속하면 북한에서 어떻게 하겠냐.(북한 입장에서는 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연평도 포격 사건'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새누리당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을 '종북'정의구현사제단으로 몰아세우며 창을 겨눴고, 민주당은 사제단의 대선 불복성 발언에 야권 전체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정국 혼란의 원인이 여권에 있다며 방어에 나섰다.

천주교계는 시국 미사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대주교는 24일 명동성당에서 열린 미사 강론에서 "정치 참여는 공동체의 선을 찾는 사랑의 표현으로, 자신의 일터에서 충실하게 일하는 것"이라며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사제들이 사회구조나 정치생활에 개입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고 했다. 염 대주교의 이러한 강론은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의 시국 미사 발언의 정치 개입 의혹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시국 미사 도중 연평도 포격 두둔 발언 등을 한 박 신부 등은 지역 순회 전국 미사를 열어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겠다고 밝힌데다가 일부 개신교 단체도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금식 기도회를 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당분간 종교인의 정치 개입에 대한 정치권의 공방은 숙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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