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영업 중인 대기업 유통업체들의 지역기여도가 지역사회의 기대치에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기여도를 도입했던 2010년에 비해 대기업 유통업체들의 올해 상반기 지역기여도는 전반적인 향상을 보였지만 일부 업체는 상당히 저조했다. 이에 대구시는 이들이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유통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항목별, 업체별 편차 심해
시는 2010년 대기업 유통업체들의 지역 상권장악, 자본 역외유출 등을 막기 위해 7개 항목으로 구성한 '지역 기여도 가이드라인'을 처음 마련한 뒤 매년 변화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점검 대상은 대형마트 4곳, 백화점 3곳 등 모두 7곳이다. 7개 항목은 ▷지역 금융 이용 ▷지역 생산제품 매입 ▷용역서비스 지역발주 ▷지역 우수업체 입점 ▷지역민 고용창출 ▷영업이익 사회환원 ▷물가안정 추진실적 등이다.
시가 발표한 2010년 대비 2013년(상반기) 대기업유통업체의 정기예금은 203억원에서 426억원으로, 1일 평균잔고는 126억원에서 243억원으로 각각 2배가량 늘었다. 하지만 지역금융에 대한 직원급여 이체는 65.8%에서 오히려 61.7%로 줄어들었다. 이 기간 지역 생산제품 매입 비중은 평균 15.9%에서 19.4%로 증가했는데 백화점(평균 9%)의 실적이 대형마트(평균 31.7%)에 비해 크게 뒤졌다. 용역발주에서는 49.2%에서 62.4%로, 지역민 고용에서는 94.4%에서 94.6%로 각각 늘어난 반면 지역업체 입점은 평균 15.8%에서 14.4%로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이마트는 전 분야에서 전반적인 향상을 보였지만 지역 업체 입점은 전혀 없어 지역 업체가 소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홈플러스는 용역발주, 영업이익 사회환원 분야에서 향상됐지만 예금 잔고, 지역상품 매입 등 주요 분야에서는 저조했다. 코스트코홀세일은 전 분야에서 기여도가 하락했으며 특히 지역상품 매입이 0% 대에 불과해 지역상품을 거의 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매출 실적마저 제출하지 않아 지역기여도 산정이 어려운 상태로 조례에 명시된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백화점은 전 분야에서 전반적으로 실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급여 이체는 48.5%에서 9.8%로 오히려 많이 줄어들었고 이랜드리테일은 급여이체, 용역발주 등 대부분 분야에서 기여도가 떨어졌으며 지역상품 매입, 평균잔고 등 일부 항목에서 실적이 향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백화점은 전반적으로 지역기여도가 향상되고 있으나 지역상품 매입은 오히려 1.8%로 감소했다.
◆시 연차별 개선계획 요구 등 압박
시는 지역 유통업 전반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대기업 유통업체의 지역상생 및 유통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26일 오후 시청에서 김연창 경제부시장 주재로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를 열었다.
이날 회의는 법령개정에 따른 구·군 조례개정 현황, 대기업유통업체 지역기여도 추이 등 6개 부문에 대한 보고 및 토의를 거친 후 지역기여도를 효율적으로 평가하고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지역기여도 가이드라인을 심의해 개정할 계획이다.
특히 시는 업체별 지역기여도 산정에서 기존의 일률적·요율식 산정방식에서 벗어나 기업이 장점이 있는 부문의 특화를 통해 지역경제에 시너지효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효율성을 가미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용역서비스 지역발주나 직원 계좌이체 등 단기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부문은 즉시 이행하는 한편 지역 물품매입 등 장기적인 부문에 대해서는 연차별 개선 계획을 제출받아 매년 개선 추이를 중점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기업 유통업체들의 지역기여도가 아직 미흡하다. 앞으로 업체별 지역기여도 추이를 면밀하게 분석해 기여도가 낮은 업체에 대해서는 획기적인 개선을 강력하게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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