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다국적기업 취업문, 두드리면 열린다

계명대서 주한美상의 '인턴십 채용 설명회' 성황

25일 오후 계명대 성서캠퍼스에서 열린
25일 오후 계명대 성서캠퍼스에서 열린 '제3회 암참(AMCHAM) 혁신캠프'. 유수의 세계적 기업 한국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역 대학생들에게 회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진정성을 갖고 Just do it!(일단 해 봐!)"

25일 오후 대구 달서구 신당동 계명대 성서캠퍼스 동천관. 4층 국제회의장을 가득 메운 200여 명의 학생은 "진정성을 가지라"는 듀퐁코리아 임정택 대표의 강연에, "Just do it"이라는 나이키코리아 피터 곽 대표의 말에 이목을 집중했다.

속칭 세계적으로 잘나가는 회사의 한국 대표들과 마주한 자리. "세계적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은 '이 회사가 내 회사'라는 진정성을 갖고 도전하려는 자세"라는 말에 학생들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바꿀 수 있다. 현재의 위치는 중요하지 않다." 대구 출신으로 어려웠던 유'청년기를 딛고 국내 최고의 자리에 오른 한국허벌라이프 정영희 대표이사의 '인간극장급' 강연이 마무리되자 학생들은 박수갈채로 화답했다.

국내 기업 채용설명회와 비슷했지만 형식은 전혀 달랐던 이 자리는 '제3회 암참 혁신캠프'라는 이름의 인턴십 설명회였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The American Chamber of Commerce in Korea, AMCHAM)가 국내에 진출한 미국 기업 CEO들을 초청해 학생들과 연결해준 자리였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는 굴지의 세계적 기업인 휴렛패커드를 비롯해 나이키, 허벌라이프 등 10명의 국내 담당자들을 계명대로 불러들였다.

이날 사회를 맡은 제프리 존스 미래의동반자재단 이사장은 "지역 대학생들에게 해외 기업에 대한 취업 정보를 주고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놀러 왔다고 생각하고 즐기면 된다"고 했다.

일부 강연자를 제외하고 행사는 시종일관 영어로 진행됐다. 하지만 계명대를 비롯해 대구대 등 대구경북 각 대학에서 참가한 학생들은 주눅이 들지 않는 표정이었다. 오히려 20분 이상 이어진 질문과 답변 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행사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인턴십 채용설명회 방식이었지만 이번 행사는 직접 채용과 유사했다. 인턴으로 채용해 함께 일한 뒤 정식 직원으로 채용하는 게 일반적인 글로벌기업의 채용 특성이기 때문이다. 특히 20명 정도의 학생과 각 회사 대표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멘토링 세션이 따로 마련돼 보다 구체적인 채용설명회로 이어졌다.

행사에 참가한 이상형(26) 씨는 "인턴십 채용설명회이긴 하지만 국내 채용설명회와 차별화된 모습이었다. 특히 회사 대표가 직접 와서 학생들에게 회사의 비전을 설명해 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실제 주한미국상공회의소가 이 같은 행사를 마련한 것은 인재 채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했다. 지역 대학생이라고 하지만 채용해본 결과 지적 수준이나 일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다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국내 명문대생과 지역대학생의 차이는 국내에서 가르기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날 계명대에서 열린 행사는 4월 충북대, 9월 부산대에 이은 것으로 국내에서 세 번째로 열리는 것이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 관계자는 "훌륭한 인재풀이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기업들과 연결해주는 자리만 있으면 되겠다는 판단을 했다"며 "지역 대학에도 인재가 많다는 것을 몇몇 다국적기업들이 경험했기 때문에 지역 대학 출신임을 두려워하지 말고 스스로 다국적기업 관계자들과 접촉해보라"고 조언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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