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조폭 자금줄' 사생성 게임장 대대적 단속

21명 구속·8명 지명수배

대구지방검찰청 강력부(부장검사 김옥환)는 올 3월부터 11월까지 사행성 게임장을 운영한 조직폭력배를 집중 단속해 폭력조직 동구연합파의 두목 A(43) 씨 등 총 41명을 입건, 이 중 21명을 구속 기소하고 달아난 조직폭력배 등 8명을 지명수배했다. 또 사행성 게임장 운영으로 취득한 불법 범죄수익 3억9천450만원을 추징 보전했다.

검찰 조사 결과 대구지역 3대 폭력조직인 동구연합파는 조직의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사행성 게임장 업주들을 협박해 게임장 지분과 환전권을 갈취하고, 이에 응하지 않는 게임장에 대해선 조직원을 동원해 소란을 피우거나 환전 종업원을 경찰에 신고하는 등의 방법으로 영업을 방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동구연합파는 대구 동구, 북구 일대에서 사행성 게임장 19곳을 조직적으로 운영하다가 지난해 9월 대구지검의 수사로 두목 B(45) 씨 등 32명이 기소돼 조직이 사실상 와해됐다가 이후 새로운 두목으로 추대된 A씨가 조직원들을 재규합한 뒤 사행성 게임장 업주들을 갈취하거나 사행성 게임장을 직접 운영하는 등의 방법으로 운영자금을 마련하고 조직 재건을 시도했다.

이들은 사행성 게임장 업주들이 보복의 두려움 때문에 수사기관에 신고하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해 이들을 협박, 게임장의 지분 30% 또는 환전 영업권을 갈취하려고 했다는 게 검찰의 얘기다. 지분 등을 내놓지 않는 게임장에 대해선 조직원들을 동원해 팔뚝의 문신을 보여주거나 게임기 등을 발로 차며 소리를 지르는 등 장시간 행패를 부리는 등의 방법으로 업무를 방해, 결국 게임장 4곳이 자진폐업을 했고, 동구연합파 조직원들이 직접 게임장을 운영했다는 것.

이들은 게임장 업주들을 협박하기 위해 수십 회에 걸쳐 112 신고 전화로 게임장의 불법행위를 신고하고, 환전 종업원을 직접 체포해 경찰에 인계하는 등 대담한 수법을 사용하기도 한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검찰은 또 경산의 게임장 2곳에서 속칭 '바지사장'을 고용하고 개'변조한 게임기를 설치해 경품을 환전해 주는 방법으로 사행성 게임장을 운영해 온 폭력조직 서상파 행동대원 C(35) 씨도 붙잡아 구속 기소했다.

또 대구 서구 달서구에 있는 한 게임장의 실제 업주 D(50) 씨는 조카의 애인인 향촌동파 조직원 E(31) 씨를 영업부장으로 두고 약 8개월간 불법 영업을 했는데, 게임장 명의상 업주를 7차례나 바꾸고, 영업장도 같은 건물 2층에서 지하로 옮기는 등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해 영업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지검 강력부 김옥환 부장검사는 "사행성 게임장은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릴 수 있고, 속칭 '바지사장'을 내세워 영업함으로써 실제 업주를 밝히기 어려우며 최근 수사기관의 단속이 다소 느슨하다는 점 때문에 폭력조직의 주요 자금원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조직폭력배의 사행성 게임장 운영, 서민상대 갈취, 무등록 고금리 대부 등 민생침해 범죄를 철저히 수사해 엄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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