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금융시대/ 로버트 쉴러 지음/ 노지양'조윤정 옮김/ RHK펴냄
2013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가 내놓은 신작은 'Finance and the Good Society'(금융과 좋은 사회)라는 원제를 가졌다. 얼핏 봐선 정말 어울리지 않는 두 개념인 듯 보인다. 사실 금융에 대한 대중의 분노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경제위기를 촉발시킨 주된 원인으로 '금융업계의 탐욕과 무책임'이 지목되며 집중포화를 맞았고, 이런 비난 여론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이런 상황에서 저자는 '금융'과 '좋은 사회'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두 화두를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덕분에 책을 출간한 후 여러 사람에게 항의 메일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금융이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책의 메시지가 금융을 약탈자라고 느낀 많은 사람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다.
하지만 본래 금융은 초창기 사회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finance'(금융)의 어원은 라틴어 'finis'에서 왔는데 그 말은 '목표'를 뜻한다. 금융이 단순히 '돈을 버는 기술'이라기보다는 '어떤 목표를 이루는 수단'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역사적으로도 금융은 산업자본주의 시스템 속에서 시장의 리스크를 흡수하며 산업혁명, 최근의 정보 디지털 시대를 앞당기는 데 기여해 왔다. 저자는 행동심리학, 신경정신학, 미학 이론을 넘나들며 금융의 사회적 순기능을 설명한다. 대신 금융권 참여자들의 역할과 책임을 설파할 때는 매서운 자아비판을 보여준다.
저자는 금융을 먼 나라 이야기로 생각하지 않고 금융 시스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우리는 금융기관의 피해자가 아니라 영향력 있는 참여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456쪽, 1만7천원.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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