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건망증과 치매는 약간 차이가 있다. 건망증은 사소한 일에 대해 일시적으로 기억을 못 하는 경우가 많고, 대개 나중에 그 내용을 기억해 낸다. 하지만 치매 환자는 꼭 기억하려고 애를 썼던 중요한 일들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고, 잊어버린 일 자체에 대해 기억해내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아울러 기억력뿐만 아니라 사람이나 물건의 이름을 말하는 능력, 운전이나 요리처럼 익숙한 일들을 처리하는 능력도 함께 저하되는 경우 치매 가능성이 더욱 높다.
◆알츠하이머도 초기엔 건망증으로
건망증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고 스트레스나 신체적 피로 때문에 일시적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하지만 치매 중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병도 초기에는 가벼운 건망증으로 시작돼 차츰 심해진다. 그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치매는 기억력 저하뿐만 아니라 언어능력의 장애, 실행능력의 장애, 인식능력의 장애 등 복합적인 증상을 동반한다. 이 때문에 기억력이 떨어진 것만으로 치매 여부를 판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환자의 치매 여부를 평가하는 데는 일상생활 수행능력의 장애 여부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세수하기, 목욕하기, 옷 입기, 배변 활동 등 기본적 일상생활 수행능력은 치매 말기에 이를 때까지 유지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전화 사용, 요리하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쇼핑하기, 돈 관리 등 복합적(도구적) 일상생활 수행능력은 비교적 초기 환자에게도 장애를 발견할 수 있어 치매의 조기 발견에 유용한 기준이 된다.
◆편리'안전성 갖춘 최신 치료제
아직 치매를 완치하거나 치매 진행을 막는 치료제는 등장하지 않았다.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치매의 경우, 증상을 줄여서 진행을 다소 늦추는 것이 최선이다.
FDA(미국식품의약국)에서 알츠하이머병 치매치료제로 승인받은 약물들은 대부분 뇌의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분해를 억제해 인지기능을 증진시키는 약물(콜린에스트라아제 억제제)이다. 대개 하루 1, 2회 복용한다. 식욕저하, 메슥거림, 어지러움, 설사 등이 가장 흔한 부작용이지만 약물 복용량을 천천히 늘리거나, 부작용이 발생한 경우 일시적으로 줄였다가 천천히 늘리면 부작용 발생이 줄어든다.
치매가 진행되면 환자가 복용 사실을 잊어서 중복 복용을 하거나, 복용해야 하는 것을 잊어버려 제대로 된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따라서 가족들이 투약 여부를 잘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경북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병수 교수는 "최신 치매 치료제 중에는 패치형 제제로 하루에 한 번 몸에 부착해 24시간 동안 혈중 내의 약물을 조절해서 유지시키는 형태가 있다"며 "보호자가 눈으로 환자의 약물치료상황을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하고, 먹는 약보다 부작용도 적어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도움말=경북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병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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