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페북 '좋아요' 수치 조사…"포항시장 치적 홍보 度 넘었다" 비난

이·통장 포항운하 단체 견학도

포항시청 A과장은 하루 일과 중 상당 시간을 페이스북 방문에 할애한다. 페이스북 '좋아요' 클릭 조회수를 보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정홍보라고 하지만 사실은 박승호 포항시장의 치적 홍보에 가까워 A과장은 마음이 편치 않다고 털어놨다.

최근 포항운하 주변엔 전세버스가 몰린다. 이장'통장들을 태우고 온 버스다. 이들은 사실상 동원돼 포항운하를 둘러보고 있다. 포항운하를 떠다니는 포항 크루즈에도 '초대 손님'이 많다. 외지에서 포항을 방문하는 언론사 기자들과 시의원, 정부 관계자 등이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승호 포항시장의 치적 알리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포항시는 최근 시청 및 읍'면'동별로 운영하고 있는 페이스북에 포항시 홍보 관련 글을 올린 뒤 '좋아요' 클릭수를 조사해 시장에게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시장이 직접 살핀다는 부담 때문에 공무원들은 일과시간은 물론 퇴근 후에도 틈나는 대로 페이스북에 공유와 댓글달기 등을 하며 클릭수 높이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클릭수 보고와 관련, 포항시는 "포항시정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라는 공식입장을 밝혔지만, 많은 공무원들은 "클릭수를 보고한다는 것이 비난받을 수 있고 실제로 박 시장 치적 알리기에 공무원들이 동원된다는 말을 시민들이 쏟아내고 있다"고 했다.

박 시장의 가장 큰 업적으로 일컫는 포항운하도 치적을 전파하는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포항시 각 동별 통장협의회 중 일부는 이'통장 수당 중 1만원가량을 적립해 포항운하를 견학하고 있다. 많은 이'통장들은 불만이 있어도 서로 눈치를 보며 동참하는 실정이다.

지난달 11일 장량동사무소 앞에서 포항운하로 출발하려던 이'통장 40여 명이 포항북구선거관리위원회 조사대상이 됐다. 선거법 위반 관련으로 신고된 것. 선관위는 개인적으로 돈을 모은 것이라 선거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혀 사건이 일단락됐지만 비난 여론은 숙지지 않고 있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포항운하가 포항시민들의 것이라면 당연히 시민들에게 먼저 다가갈 기회를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가 큰 일부 계층에만 크루즈 승선을 허용한 것은 시장을 홍보하기 위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포항의 발전상을 널리 알리기 위해 동원했던 다양한 방안들이 오해를 산 것 같다"며 "선거가 코앞에 있는 만큼 보다 조심스럽게 행동하겠다"고 했다.

포항'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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