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회장 후보가 권오준 기술총괄사장으로 결정이 나자, 인물 선정배경과 신속한 결정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지난해 11월 15일 사임을 표명한 뒤 포스코는 승계카운슬(협의회) 등을 구성하며 50일간 회장 후보 선별작업에 들어갔다. 그간 10여명의 내외부 인사가 포스코 차기회장으로 이름을 올렸지만, 권 사장은 단 한번도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때문에 권 사장의 회장 후보 낙점은 포스코 내부에서도 사외이사 6인이 만들어낸 '놀라운 합작품'이라는 반응이다. 여기에다 15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후보군을 5명으로 압축하더니 하루만에 최종 후보를 발표하고, 임시이사회를 통해 결정을 못 박아버린 '속도전'도 화젯거리다.
◆인물 선정배경에 촉각
임시이사회 하루 전날인 14일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포항제철소 파이넥스 3공장 화입식을 마치고, 예정된 오찬을 뒤로한 채 서울로 향한 것이 회장 후보군 선정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인도 순방 중에 있어 이런 분석이 무게감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정준양 회장 계열로 분류된 권오준(고교'대학 후배) 사장과 정동화(포스코건설 후배) 포스코건설 부회장이 경합을 벌이자, 정 회장의 입김을 인식하는 의견이 많았다. 두 후보 모두 정 회장과 막역한 사이여서 정 회장 입장에서는 누가 돼도 만족스러운 상황이었다.
포스코 전직 임원은 "정준양 회장과 가까운 인물이 회장 후보로 최종 선정된 것은 맞다. 바꿔 말하면 정부 등 외부관계자의 영향이 전혀 먹혀들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포스코 입장에서는 외압을 차단했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외부에서는 정 회장 입맛에 맞는 인사를 앉혔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 내부에서는 6인의 사외이사 결정을 존중한다는 분위기다. 철강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인물을 피하고 정치권 등 외부에 줄을 대지 않은 인물로 권 내정자가 가장 적합했다는 설명이다.
◆속도에 더 놀라
포스코가 차기 회장 후보 선임을 하루만에 해치워버린 것은 '외압'을 막기 위한 포석이라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정준양 회장이 측근을 앉히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 해외순방 기간에 속전속결로 회장 후임 후보 선정을 마무리 지었다는 시각도 있다.
이들은 유일한 외부인사였던 오영호(62) KOTRA 사장이 박 대통령과 동행하는 바람에 최종 후보 결정 때는 면접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는 것. 하지만 현실적으로 정부를 무시하고 내정자를 결정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설득력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를 퇴직한 전직 임원은 "포스코 회장 인선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절대 안 될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통령 순방기간에 순식간에 해치워버린 것처럼 연결짓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포스코에 큰 애정을 갖고 있는 만큼 순방길에 오르기 전 내정자와 관련된 이야기는 오고 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포항·박승혁기자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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