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석기 2,3점이 결정적 단서, 발굴모드 청동·구석기로

삼한문화재연구원 김구군 원장

김구군 삼한 문화재연구원장 발굴 회고

▶월성동 석기제작장 발굴 과정은=선상지 주변은 홍수로 말미암은 물길, 지형 변동이 심한 편이다. 수천 년을 거치는 동안 대부분 유적은 대부분 물길에 휩쓸려 버렸다. 이 유적지가 살아남은 건 거의 기적에 가깝다. 월성동 유적지 중 전체 발굴 면적은 4만2천502㎡에 이른다. 이 중 구석기 유적은 300㎡(100평)도 채 되지 않는다. 대부분 청동기, 삼국시대 유적이 대부분이었다. 이 조그만 공간이 지역 고고학의 새 장을 열어간 것이다.

석기제작장은 겨우 집터만 한 공간에 4, 5곳이 밀집돼 있었다. 출토유물 수가 1만 점이 넘어 한눈에도 이곳이 전문 석기공방임을 알 수 있었다.

▶발굴 과정 일화는=시굴 조사 중 우연히 손톱만 한 격지(돌조각) 3, 4점이 눈에 띄었다. 아마 경험 없는 연구원이 현장에 있었다면 그냥 스쳐 갔을 가능성이 크다. 이때 돌조각을 놓쳤다면 대구 선사시대도 지나쳤을 것이다. 석기제작장의 좀돌날 실체가 드러나자 연구원들이 모두 흥분했다. 이 돌조각 때문에 발굴 패러다임이 청동기에서 구석기 쪽으로 완전히 바뀌어 버린 건 물론이다.

▶지역 고고학계에 바라는 점은=지금 지역 고고학계엔 신석기, 구석기 발굴 전문가가 거의 없다. 전문가가 없으니 후속 발굴 노력도 거의 진행되지 않고 있다. 기존 발굴 자료도 정리되지 못하고 흩어진 채 방치되고 있다. 지역의 구석기-신석기-청동기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전문가 육성이 절실하다.

한상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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