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행복을 여는 효제상담뜨락] 처가에 잘하는 남편과 아내의 '능력'

부부상담을 하다 보면 의외로 처가에 한결같이 기쁜 마음으로 물심양면 지원하는 기특한 사위가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처가에 애틋한 사랑과 보살핌을 아끼지 않는 남편들 모습에서 그간 어진 며느리의 명성에 묻혀 있던 사위들의 '아름다운 마음'의 향기마저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이런 남편들의 고마운 모습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그 아내들의 위대함이 느껴진다.

남편이 아내에게 잘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처가에조차 아내의 입장에서 경제적으로 책임져 주고 마음으로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리라. 남편의 처가에 대한 헌신은 아내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자 뼛속 깊이 아내를 귀히 여기는 마음의 선물일 텐데, 그것을 창출하는 능력의 소유자는 바로 아내이기 때문이다. 남편의 원조를 받아내는 이런 아내들은 '특출한 능력'이 있다. 바로 남편의 헌신을 진심으로 감사해하고 그에 대한 마음을 순간순간 표현하는 데 인색하지 않으며 소홀히 하지 않는 상냥한 마음 씀씀이가 그것이다.

남편에게 불평불만을 가득 품은 어떤 아내는 말한다. 처가 일에는 뒷짐 지고 손님처럼 멀찍이서 바라보는 남편의 마음 씀씀이가 야속하고 싫다고. 이웃집의 남편은 처가를 여러모로 지원할 뿐만 아니라 장인 장모에게 살가운 마음으로 돌봐 주는 모습이 부러워 죽겠다고.

그러나 그녀는 정작 알지 못한다. 그 집 남편의 헌신이 꽃피기까지 아내가 부부의 사랑 밭에 뿌린 결혼생활의 노력을 말이다. 거기엔 남편에 대한 존경과 사랑의 씨앗이 뿌려지고 시부모에 대한 정성이 얼마나 촉촉하게 스며 있었는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는 알게 모르게 심리적 교환을 통해서 서로의 관계를 만들어간다. 때론 다투는 긴장 관계가 되기도 하고 때론 편안한 우호적 관계가 되기도 한다. 부부도 그렇다. 남편을 믿고 마음으로 돕는 아내는 남편의 지원과 사랑을 독차지한다. 고운 마음 씀씀이로 시부모를 대하면 남편도 처가를 돌보고 따뜻하게 책임지고 싶어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결혼은 두 사람의 결합을 넘어 두 집안의 결합이고, 양가 집안을 돌봐야 하는 기초적 합의는 어차피 결혼 당시 이미 보이지 않는 전제조건이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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