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도 외동이고 남동생도 외동이다. 남동생에게 알밤 같은 아들 둘이 있는데, 첫째는 초등학교 3학년 형답게 차분하고 영리하다. 막내는 4살인데, 앞뒤 짱구에 할아버지 모습을 쏙 빼닮아 할아버지 사랑이 유별나다.
얼마 전 할아버지 생신 때, 첫째 조카는 '할아버지, 100살까지 사세요', 막내 조카는 '할아버지 돌아가시지 말고 영원히 사세요'라는 편지를 써 그야말로 감동의 무대를 연출했다. 이어 손자 손녀의 재롱잔치가 열렸다.
단연 인기 짱인 막내 조카는 끼를 타고 난 것 같았다. '할아버지 힘내세요'부터 할머니, 아빠, 엄마, 고모 넷, 형, 누나까지 차례로 마치고는 거실에 있는 수족관 속에 있는 물고기에게도 힘내라고 노래를 불렀다.
물고기한테까지 머리 위 하트까지 날려가며 노래하니 그 모습이 하도 예뻐 스무 명이 함빡 웃음을 터트렸다.
집에 돌아와서도 나도 모르게 계속 흥얼거렸다. "물고기 힘내세요."
일흔이 넘으신 우리 아버지는 요즘 막내 손자 재롱에 푹 빠져 조금은 덜 늙으시는 것 같다.
우미현(대구 달서구 계대동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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