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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대사 수술-고도비만 탈출!위 묶어서 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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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비만 환자는 식욕억제 호르몬의 이상 탓에 자주 폭식을 하고, 지방세포의 크기도 비정상적으로 커져 있다. 비만 대사 수술을 통해 위로 가는 음식 섭취량을 줄이면 체중 감량뿐 아니라 합병증 위험도 크게 줄인다.
고도비만 환자는 식욕억제 호르몬의 이상 탓에 자주 폭식을 하고, 지방세포의 크기도 비정상적으로 커져 있다. 비만 대사 수술을 통해 위로 가는 음식 섭취량을 줄이면 체중 감량뿐 아니라 합병증 위험도 크게 줄인다.

비만은 대부분 성인병의 원인이며,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심지어 생명도 단축시키는 '질병'이다. 그러나 비만이 얼마나 위험한지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비만의 원인을 단순히 잘못된 생활습관 탓으로 치부한다. 이 때문에 많은 비만 환자들이 무리한 다이어트와 검증조차 안 된 약제 남용으로 오히려 건강을 해치고 있다.

◆고도비만에 대한 선입견 버려야

현재 우리나라 성인 인구의 30% 이상이 비만이며,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인 '고도비만' 환자는 전체 인구의 약 4.8%를 차지한다. 비만의 사회 및 경제적 문제로 매년 2조원이 넘는 엄청난 비용을 치르고 있다.

비만 탓에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대사성 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높고 아울러 담석증, 지방간, 수면 무호흡증, 위 식도 역류성 질환, 통풍, 젊은 여성의 불임 등 합병증 위험도 커진다.

놀랍게도 비만은 유방암, 자궁암, 대장암, 췌장암 등 각종 암의 위험인자이기도 하다. 특히 고도비만은 질병으로서 반드시 치료와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비만에 대한 선입견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 그저 '게으른 생활습관 탓'이라거나 '운동이나 식이요법으로 충분히 바로잡을 수 있다'고 여긴다. 고도비만 탈출을 위해 필사적으로 운동과 다이어트에 매달린다.

하지만 고도비만은 일반 비만과 달리 식욕억제 호르몬의 이상 탓에 포만감을 못 느껴 폭식하는 경우가 잦고, 지방세포의 크기도 비정상적으로 커진 상태다. 이 때문에 운동이나 식이요법만으로 치료에 성공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고도비만의 보존적 치료 후 5년 내 재발률은 거의 95% 이상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고도비만은 개인의 의지력 부족 문제가 아니라 현대사회가 만들어낸 환경적'사회경제적 문제에 원인을 두고 있는 심각한 질환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수술로 비만 잡고 합병증 위험 줄여

고도비만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으로 수술이 있다. 수술은 체중 감량뿐 아니라 고혈압, 당뇨 등 고도비만과 관련된 대사성질환의 치료 효과도 뛰어나 '비만 수술'이라는 용어보다 '비만 대사 수술'이라고 불린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수술 자체에 대해 거부감이나 막연한 두려움 탓에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미 20년 전부터 미국 국립보건원은 고도비만에 대해 수술적 치료만이 체중감량 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 위장관외과 류승완 교수는 "비만 대사 수술은 미국에서만 연간 26만 건이 시술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널리 시행되고 있다. 고도비만 환자들의 체중감량뿐만이 아니라 대사증후군 요소(당뇨병, 복부비만, 고지혈증, 고혈압 등)를 가진 명백히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고도비만 환자들에게는 수술을 권하게 된다"고 밝혔다.

비만대사 수술법은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을 느끼도록 위의 크기를 줄이는 방법(섭취제한 수술) ▷소화흡수를 억제하는 방법(흡수억제 수술) ▷이들 두 가지 수술법을 조합한 방법 등이 주로 많이 적용되고 있다.

'섭취제한 수술'에는 '조절형 위밴드 삽입술'과 '위 소매 절제술'이 있다. 조절형 위밴드 삽입술은 위의 윗쪽을 밴드로 감싼 뒤 밴드 안쪽에 있는 풍선을 부풀려, 위로 들어가는 음식량을 조절하는 수술법이다. 위 소매 절제술은 위의 불룩한 오른쪽 부분을 잘라내 음식 섭취량을 줄이고, 위에서 나오는 식이조절 호르몬 분비를 억제한다.

◆환자에 따라 최적 수술법 찾아야

미국인 환자 다르 모지즈(58) 씨는 비만 합병증 때문에 복강경을 이용한 비만 대사 수술을 받았다. 모지즈 씨는 "수술시간이 짧고, 2~3일 뒤에 회복했다. 수술 후 훨씬 편하고 깊은 잠을 잘 수 있었다"고 했다.

수술을 맡았던 류승완 교수는 "환자에 따라 수술법이 다르다. 모지즈 씨의 경우, 위장 오른쪽을 잘라내 음식 섭취량을 줄이고, 위에서 나오는 식이조절 호르몬을 억제하는 '위 소매 절제술'을 시행했다"며 "지속적으로 섭취량을 제한할 수 있어 비만 치료효과가 매우 크며, 당뇨나 고혈압 등의 합병증 치료에도 매우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고도비만 환자라고 해서 무조건 수술을 하는 것은 아니다. 위장관외과, 가정의학과, 내분비내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이 모여 환자 상황에 맞는 최적의 치료법을 찾고, 약물치료 및 수술치료를 선택하게 된다.

동산병원 가정의학과 서영성 교수는 "고도비만은 매우 위험한 건강상태다. 비수술적 치료법으로 성공적인 체중 감량이 어렵다"며 "적절한 방법으로 수술하고 생활습관을 고치면 충분히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고 했다.

비만 대사 수술은 비만 치료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비만 정도와 합병증이 있느냐에 따라 적절한 수술법을 찾아야 한다. 아울러 수술 후에도 식단 상담, 운동 동기부여, 잘못된 생활습관 교정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도움말=계명대 동산병원 위장관외과 류승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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